매거진 달빛서당

논어 함께 읽는 달빛서당 일지 6월 19일

비움과 채움

by 모순

논어 속 씨앗문장 필사가 '명상' 같이 느껴진다는 달님의 문장에 머물렀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알고 싶었다.


책을 읽을 때 눈으로 휙 훝어보면 전체를 다 본 것 같지만

입으로 소리내거나 손으로 써보면서 읽으면

한번에 한글자씩 담게 되니 뭔가 욕심을 덜 부리게 된다고 할까?

내 눈 앞에 한글자에 집중하게 된다.


숨, 호흡


한자 필사를 하는 달님들의 글에서 숨, 호흡이라는 글자를 발견했다.

필사는 내 눈 앞에 한글자에 집중하는 동시에 내 숨소리를 듣는 일이구나.


그때 나는 먹을 정성껏 갈아 붓으로 화선지에 글씨 쓰는 법을 배웠다. 그러는 사이 한자의 자형字形이 지닌 예술성에 먼저 반하게 됐다. 한자의 형상을 머릿속에 떠올려 둔 채,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한 획씩 종이에 써나가 글자 하나를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재미 있었다. 한자를 쓰고 한문을 읽는 것이 그때의 나에겐,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감상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p175
한자줍기, 최다정 산문집, 젊은 학자가 건네는 다정하고 다감한 한자의 세계


빠르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 눈 앞의 한 글자, 내 숨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 기회가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빛서당이 그런 시간,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己所不欲기소불욕勿施於人물시어인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남에게도 베풀지 말아야 한다.
《논어論語》 제12편 안연 顏淵 2장 내용 중에서


제자 仲弓중공의 仁에 대한 물음에 공자는 대답한다.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남에게도 베풀지 말아야 한다고.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


달님의 글을 통해 성경에도 己所不欲勿施於人과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달빛서당 5기에서 仁인을 주제로 하며 씨앗문장, 가이드를 준비할 때

2500여년 전 논어의 이야기와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긴 시간 변하지 않고

살아남은 관계의 본질이 있다는 것도 자주 느꼈다.


깨달음을 주어 널리 알려진 말씀들이나 기본을 짚은 간단해 보이는 말들이 요즘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한 마디 말 속에 담긴 깊은 통찰과 그 깊이만큼 실천이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달빛서당 5기 달님의 글 중에서


달빛서당 5기 4주차 과제와 가이드를 오늘 아침 달님들께 보냈다.

어느새 5기 마지막 주에 왔다.

한 기수가 마무리 될때쯤 다음 기수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선명해진다.


우리는 <논어>가 인간관계론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인간관계론은 특정한 시대의 사회 질서를 뛰어넘는 관점이라는 사실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p194

신영복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한 주 방학후 7월에 시작될 달빛서당 6기의 주제를 '본질本質'로 정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낯선 것을 익숙하게


나, 타인, 일, 배움 등 살면서 관계 맺는 것의

'본질'을 새롭게 들여다 볼 여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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