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달빛서당

논어 함께 공부하는 달빛서당 일지 8월 7일

투명하게

by 모순


예禮는 자칫하면 마음이 없이 형식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걸 지적하는 것 같아 뜨끔했어. 마음만으로는 예를 표현하기 어렵고 형식적인 부분이 강조되다 보면 진심이 퇴색될 수 있으니 중용中庸을 지키라는 공자님의 말씀으로 들리네

달빛서당 달님의 이야기 중에서


달빛서당 6기 마지막 주차 씨앗문장에 대한 달님의 해석이 내게 와닿았다.


林放問禮之本림방문례지본子曰자왈大哉問대재문禮예與其奢也여기사야寧儉녕검喪상與其易也여기이야寧戚녕척
임방이 예의 기본이 무엇인가를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말씀하셨어. "대단하구나, 질문이. 예는 사치스러운 것보다는 차라리 검소한 것이 낫고, 상례는 손에 익게 처리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슬퍼하는 것이 낫다. "

《논어論語》 제3편 팔일八佾 4장 내용


임방의 질문에

공자는 왜 大哉問 (대단하구나, 질문이)

이라고 했는지 궁금했다.


논어백독 오디오 클립을 듣다

이 부분에 대한 해석에 귀를 쫑긋 세웠다.

논어에서 공자가 칭찬하는 말은 많지 않다고 한다.

예禮가 아닌 禮之本(예의 기본)에 관해

물어보는 것이 대단하다는 내용의 대화가 마음에 남았다


每事問매사문, 매사 묻는 것이 예禮다라는 문장( 제3편 팔일八佾 15장)은

달빛서당 4기 3주 차에 씨앗문장으로 달님들과 함께 읽었었다.

이제는 禮의 기본基本,본질本質에 대한 질문과 공자의 대답을 만났다.

큰 질문을 받고 공자가 돌려준 대답은 현실이라는 땅에 뿌리내리고 있다


與其易也寧戚여기이야녕척에서 易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다.

다양한 해석이 있을 때는 주로 중국어 자료의 내용을 우리말로 옮기는데

이번에는 책 인생을 위한 고전, 논어에 나오는 김원중 교수의 번역을 따랐다.


제사의 형식이나 절차가 손에 익어 형식적으로 처리한다는 것과

뒤에 나오는 寧戚 , 차라리 슬퍼한다는 것이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선명한 대조로 더욱 도드라지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지 않아도, 노련하지 않아도 내가 예 禮로써

나타내고 싶은 진심을 다시 돌아본다.


관계나 일에서 모호한 진심 대신 존중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시간도 길다.

지금은 존중의 바탕에 진심이 있을 때 내 행동에 생명력이 생기고

외부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중이다.


달빛서당 7기가 시작되었다.

달빛서당 7기 논어 큐레이션 주제는'욕망欲望‘이다.

禮예의 바탕에는 참된 마음이 있고

참된 마음의 바탕에는

스스로 바라는 욕망欲望이 있다고 생각한다.


논어 속 공자는 한평생 공부하고

제자들을 가르치고

더 나은 자신을 욕망한 사람이다.


그와 제자들이 주고받는

질문과 이야기가 흥미롭다.

논어 문장에 비춰보는

나의 욕망도 투명해진다.


집안일에서 시작된 나의 울컥은 세상일로 번졌고, 울컥이라는 존재의 딸꾹질을 글로 써서 진정시키곤 했다. (...) 나는 무엇에 분노하고 무엇에 취약하고 무엇을 욕망하나. 자기 인식이 형성되자 애매한 감정에 짓눌리지 않았다. 불필요한 집착과 회한과 연민이 줄어들자 몸이 가벼워졌다. 삶은 행복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날들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말을 비로소 받아들일 수 있었다. p10

은유 산문집,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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