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달빛서당

논어 함께 공부하는 달빛서당 일지 2월 26일

군자와 소인

by 모순


논어 함께 읽는 달빛서당의 숙제는

두 부분으로 이뤄진다.

큐레이션한 논어 씨앗 문장을 필사, 낭독한 후

자신의 생각을 써보는 것이다.


글쓰기에 대한 이름은 나만공(나를 만나는 공부)으로

1기 때부터 쭉 써오고 있다.


씨앗 심기


씨앗 문장 필사, 낭독 숙제에 씨앗 심기라는

명칭名稱을 붙인 달님이 있었다.



일컬을 칭 稱


호칭呼稱, 칭찬稱讚에도 쓰이는 일컬을 칭稱은

저울질하다

무게를 달다는 뜻도 있다.

곡식의 무게를 잰다

무게를 달아 가격을 제시한다는

뜻이 파생되면서

부르다, 일컫다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 흥미롭다.


무게를 잰다는 것은

어떤 객관적 사실을 함께 확인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공감대가 형성되었을 때

어떤 명칭名稱으로 불린다.


존재의 무게를 재고 말이나 글로 옮겨

나누는 것이 문화文化라는 생각도 들었다.

길지 않은 논어 씨앗 문장이

내게 머물며 자란다.


食無求飽식무구포

먹음에 배부름을 추구하지 않는다.

《논어論語》 제1편 학이學而 14장 중에서


논어 읽는 달빛서당을 다시 시작하며 큐레이션한

君子食無求飽 군자식무구포가

자주 생각난다.

서점에서 만난 食無求飽 식무구포

살면서 무언가는 먹게 되어있으니

매일 군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군자君子

논어에 자주 나오는 말이다.

친구가 준 《공자를 버린 논어》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은 얼마 전에

《공자의 말들》이란

책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책 제목처럼 논어를 우리말로 풀면서

'군자'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

군자를 버린 논어에서는

'군자'라는 말을 상황에 따라 다른 말로 옮겼는데

君子周而不比군자주이불비에서

군자는 '진정한 지성인'으로 옮겨졌다.


君子周而不比군자주이불비
小人比而不周소인비이부주

진정한 지성인은 두루 잘 어울리고 파벌 따위를 만들지 않아.
지질한 인간들은 파벌이나 만들지, 두루 어울리지는 않아.

임자헌 옮김, 군자를 버린 논어


논어 속에서도 드러나지만 공자의 캐릭터는 그렇게 고답적이거나 근엄하지 않다. 그는 제자들과 농담 따먹기를 할 만큼 소탈하고, 위트도 있고 풍자도 알고, 당대의 통념을 벗어나서 생각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물론 공자 역시 자기 시대의 한계 안에서 살았지만 온 힘을 다해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 했다. 중요한 것은 공자가 그 한계 안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한계를 뛰어넘어 말하려고 했던 그 무엇이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읽어야 할 부분이다.

임자헌 옮김, 군자를 버린 논어


周가 사는데 필요한 자극과 관계를 넓히는 것이라면

比는 편 가르기인가?


周는 두루라는 의미로 도의道義를 통해 사람을 모으는 것인데 뒤에 나오는 比와 서로 배치되는 개념이다. 比는 치우치다, 편을 가르다라는 의미로 잠시 동안의 이익을 위해 결탁한 사람들이란 의미다.

김원중 옮김, 인생을 위한 고전 논어


누군가와 어울리는 것이

다른 사람들과 구별짓기가 될 때가 있다.

아직 지질한 인간인 나는

周와 比가 섞여 생각이 나기도 하지만

比而不周비이부주 편을 가르느라

내 세계가 넓어지지 못하는 것은

재미, 자유로움이 덜하게 느껴진다.


반대의 상황을 떠올려보니

周而不比가 좀 더 와닿는다.

그래서 공자도 이렇게 군자, 소인으로 구분해

제자에게 설명한 것 아닐까?


이처럼 대립하는 문장을 이어서 주제를 뚜렷하게 드러내는 대조법은 《사자소학》뿐 아니라 《도덕경》, 《논어》 등 한문으로 된 동양 고전에 많이 나오는 수사법입니다.

일상 대화에서도 대조법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단어의 뜻을 물어오는 아이에게 설명할 때입니다. ‘바르다’의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서 바르지 않은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대조법에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선명하게 가닿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요.

달빛서당 사자소학

내 속에 군자의 마음도 인정하며 살리고
소인의 마음도 받아들이며
각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

...

소인은 왜 편을 가를까?
무언가 지키고 싶었을까
인정받고 싶었을까

여전히 나를 믿지 못하는 나에게
부드럽게 '괜찮아'하기
나에게조차 편을 가르지 않는 거야.

자신과 편가르지 않고 원만하게 지낼 때
마음에 평화가 깃들지.

마음 상태에 따라 군자가 되기도 하고
소인이 되기도 하겠다.

달빛서당 8기 달님들의 이야기 중에서


달님들의 글을 읽으며

때론 군자 같기도 때론 소인 같기도 한

나를 받아들이며

원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씩 가보는 것도

스스로와 원만하게

지내는 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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