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는 과정이라도 계속해본다
“ 연꽃 구슬이 좋습니다”
구글 번역창을 보다 혼자 빵 터졌다.
蓮珠你好 연주야 안녕 이라는 말을 이렇게 친절하게 번역해 주다니 구글 번역에 빠질 것 같다.
이번 경우처럼 해석이 엉뚱할 때도 있지만 나는 자주 구글 번역창을 연다. 필요한 언어로 이미 옮겨진 문장을 보면 채워야할 빈공간에 대한 불안과 조급증이 주춤한다. 책상 앞에서 답답함에 뒷목 잡을 때 열어보고 싶은 창이다. 구글 번역은
인공 지능의 발달로 통번역 업무는 앞으로 기계가 많이 하게 될거라는 이야기를듣는다. 미래에 없어질 직업으로 통번역사는 자주 언급된다. 이젠 기계와 일자리 경쟁을 해야 한다니 서글퍼질 때가 있다. 함께 중국어 통번역을 공부한 친구는 어느 기업에서 기계 번역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나도 기계 번역에 데이터가 되는 번역일을 요청받기도 했다.
통번역 수요에 대한 형식과 내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바뀐 흐름을 타고 나도 변해야 도태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연꽃 구슬이 좋습니다.’라는 기계 번역 내용을 비웃고 있지만 나는 거듭 진화하는 구글 번역에 놀랄 때가 많다. 몇 년전 보다 번역 내용이 훨씬 매끄러워져서 이용하기 더 편리해졌다. 속도나 내용면에서 추월당할 것 같은 두려움도 가끔 느낀다.
그래서 더 사람이 할 수 있는 맥락을 살리는 통번역을 하고 싶지만 시간과 상황을 핑계로 엉성한 결과물을 내놓기도 한다. 머릿속으로는 계속 적합한 표현을 찾고 있지만 못 꺼내 쓰는 경우도 있다. 한 문학 번역가가 번역은 실패하는 과정이라 말했다. 어차피 원어의 의미를 온전하게 옮길 수 없더라도 전달되는 내용이 있다. 오차 없는 기계는 우리의 말과 글을 옮기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의 말과 글 자체가 맥락과 말투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통번역사라는 직업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다만 맥락과 뉘앙스 같이 기계가 잘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도 할 수 있는 통번역사가 살아남을 것이다.
낯선 내용, 낯선 사람을 대하는 통번역이 나에게 버거운 자극같이 느껴졌다. 그래도 몰랐던 내용, 사람이 나를 통해 다른 세계와 이어질 수 있다는 건 내가 필요로 하는 자극이다. 기계가 하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매끄럽게 이을 수 있도록 계속 실력을 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