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달빛서당

아이와 함께 명심보감 읽는 시간

좋은 농담의 이치

by 모순

지난 주 어린이 달빛서당

명심보감 씨앗문장은

말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言不中理언불중리不如不言불여불언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은 말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

명심보감 明心寶鑑


A不如B는 한문, 중국어에

많이 나오는 구조인데

대체로 B가 더 낫다로 해석된다.


이치가 뭐예요?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이치理致의 뜻은

사물의 정당한 조리,

또는 도리에 맞는 취지인데

이대로 설명하려니 더 어려웠다.


言不中理언불중리不如不言불여불언

이 문장 내용과 관련한

일상 대화를 떠올리며

이치, 이치에 맞는 말과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의 의미를

더듬더듬 아이와 함께 알아갈 수 있었다.


로희는 공부할 때 하는

'아 배고파, 졸려'는

공부에 방해가 되고

쓸모없는 말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라 했다.


말이 안돼요?


로희가 했던 이치에 맞지 않는

말에 대해 내가 웃자

로희가 말이 안돼요라고

물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치는 '말이 되는'이라고도

옮겨질 수도 있겠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치에 맞는 말은

상황, 맥락을 고려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와 장소에 따라

말을 가리게 되는

사회화社會化 과정이겠지.


致이를 치는 어디에 닿다

이르다는 뜻으로

일치一致, 극치極致등에 쓰이는 한자다.

나의 말과 글이나 행동이

타인에게도 닿을 수 있는 것이

이치理致일까하는 생각도 든다.


(가위바위보할때)
안내면 진다
가위바위보
보슬보슬
개미똥꼬
멍멍이가 노래를 한다
다같이돌자 동네한바퀴


이치에 맞지 않는 말에

대한 어린이 달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나 엉뚱한 거 좋아하는구나!


어떻게 사람이

항상 이치에 맞는 말만

하고 살겠노.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겠지만

말이 안되는 것 같은

농담에 풋하고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 있다.


어린이들은 알아서

그 순간을 만끽한다.

어른이 되면서 사회화 과정 중에

그 능력이 조금씩 퇴화되는 것 같다.


우리 문화에서

말을 아껴야 하다는 것의

의미도 알겠지만

내가 만들어가고 싶은

가족 문화에 좋은 농담弄談도 있다.


좋은 농담은 언제나 무언가를 부순다. 관습과 인과관계의 벽으로 둘러쳐진 상자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곳으로 미끄러진다. 게다가 우리를 웃게 한다.

김하나 지음,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아이와 함께 한자, 고전 독서와 친해지는

어린이 달빛서당 14기 모집중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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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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