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느려도 괜찮지 않을까?

천천히 걸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도 있잖아

by 모순

"순발력이 약한 것 같다"


학창 시절 백 미터 달리기 기록은 23초, 반에서 가장 느린 편에 속했다.

오래 달리기를 하면서 알았다.

나는 순발력보다 지구력과 친한 사람이라는 것을.

순발력 뛰어난 학우들과 통역을 연습할 때도 나는 빨리 치고 나가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자괴감에 시달렸다.

마찬가지로 어렵긴 해도 엉덩이 힘으로 곱씹으며 번역을 할 때가 마음이 편했다.

나는 좁고 작은 세계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는 걸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한참 후에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외향적이고 순발력 있는 사람을 많이 질투하고 따라 하려고 했다.

느리고 무거운 내 모습을 고쳐야 할 것 같았다.

그러다 내가 정말 되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보았다.


너무 무거울 필요는 없지만 가볍지 않은, 믿을 수 있는 따뜻한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말을 타고 가면서 속도감 있게 꽃을 구경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긴 시간 찬찬히 꽃을 보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走马看花 [ zǒu mǎ kàn huā ]

也说走马观花。骑马边跑边观赏花。形容愉快、得意的心情。后多用以比喻粗略地观察事物。
말을 타면서 꽃을 본다. 유쾌한 기분을 나타낸다. 대강대강 본다라는 비유로 많이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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