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모순/8회/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by 모순

"똥을 싸라 똥을 싸"


내 빵구 소리를 듣고 남편이 말했다.

그 타이밍에 그런 말을 한다는 게 너무 웃겼다.

자긴 어떻게 그렇게 재밌지?

감탄하며 말하니

남편이 방구뀌었을 때 내가 했던 말이란다.


"엄마는 어떻게 그렇게 크게 방구를 뀌어요? 대단하다. "

비슷한 상황에서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감탄을 잘하는 내 모습을 보고 배운 건가? ㅋㅋ

우리 가족에 스며든

'유머, 웃음, 감탄'이라는 문화가 좋다.


학교에 늦을까 봐

아이 손목을 잡고 앞장서 달렸다.

마음이 급하다면서 아이를 재촉했다.



"엄마가 급한 게 아니죠. 제가 급한거죠."


몸에 꽉 들어간 힘이 빠지고 잠시 멈춰 아이를 본다.

엄마의 20년이란 글이 떠올랐다.



여덟 살 아홉 살 열 살 열한 살 열두 살,


이 5년은 네가 네 방식대로 생을 펼치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쓰마.

내 잣대로 너를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잣대로 너를 속단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네가 세상의 잣대로 잘하는 아이라면

그 또한 내게는 기쁨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 네가 세상의 잣대로 못하는 아이라도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엄마인 내가 그 누구보다 너만의 장점을 잘 알고 있으니,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장점으로 생을 일구는 법을 배우게 되어 있으니,

유사이래 내내 그래 왔으니,

시절의 겁박에 새삼스레 오그라들어

너를 들볶지는 않을 것이다.


이 때의 내 진정한 숙제는


이전에 겹쳐 있던 너와 나의 생을 따로 떼어 놓고

나란히 세우는 법을 배우는 일.


나는 네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나의 세계를 가꿀 것이다.

네가 너의 생을 펼칠 때에 궁금한 것이 있다면

가끔 나의 세계를 노크하고 참고할 수 있도록.


엄마의 20년/오소희




여덟 살 아이에게서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아이는 학교에 가고

나는 나의 세계를 가꾼다.

회사라는 소속을 떠나

새로운 곳에 땅을 갈고

씨를 뿌린다.


중며들다 3기 스터디에 참여하며

구상해온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생산하고 싶다 막연하게 생각하던 콘텐츠에 몸과 영혼을 부여하고 싶어요. "


'한자 인문학 스터디'라는 무형의 아이디어에

몸과 영혼을 불어넣는것 어렵지만 재밌다.

공부해야할 것

집중해야할 것이

보인다.

개선 보완해 6월 중 모집 후 진행 예정, 우리 한자 고전(논어) 함께 읽을래요?


"한자, 이야기의 힘, 함께 읽고 쓰고 나누는 힘"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세상에서 이롭게 쓰이길 바란다.

한자, 중국어도 그렇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게 필요한 환경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을

찾아다닌다.

4월의 풍경처럼

삶의 빛나는 순간이다.


회사를 떠난지 8주차

새로운 길에서 만나는 사람, 풍경, 배움의

시간 속에서 다시 뜨거워진다.

흥이 나서 노사연 언니

만남 따라부르는데 와이리 좋노.

명곡은 명곡이다.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람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