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모순/18회/일상의 코어

by 모순
"엄마, 나 잘 놀고 올게요"


아이가 태권도에서 1박 2일 합숙을 했다.

합숙하고 싶다고 신청해 달라고 할 때부터 놀랐다.

집을 하루 떠나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의지와

그것을 전달하는 모습이라니.

우리 준이 많이 컸네.

여덟 살의 여름이 깊어간다.


아이가 합숙 간 시간에 나는 뭐할지

설렜는데 읽고 있던 책을 마저 읽고

평소처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침을 만끽했다.


육아서 만큼 한동안 손이 안가던

자기계발서를 찾아 읽고 있다.

전자책으로 사두었던 해빙 Having도 다시 읽고

요즘 핫하다는 역행자도 읽었다.

팀 페리스 책도 계속 읽는다.


나는 왜 이 책을 썼을까?이 책을 완성한 이유는 현자들의 삶에 밑줄을 치고, 무릎을 치며 감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의 통찰을 연료로 삼아 다시 힘찬 시동을 걸어보기 위해서다. p14
팀 페리스 지음/박선령, 정지현 옮김/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지금 하지 않는가를 읽다가

지금 자기계발서를 읽고 있는 나의 이유도 찾았다.

회사원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 역할을 만들어가면서

앞서 간 사람들의 통찰을 듣고 싶다.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나의 이야기도 써내려가야지.

그것이 지금 내가 하고 싶은, 하고 있는 일이다.


읽고 쓰는 것 외에

요즘 우선순위를 두고 하는 것은 운동이다.

새벽 폼룰러 마사지를 시작으로

아이가 학교에 가면

주로 운동하러 밖으로 나간다.

평일 낮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자유 귀하다 귀해.


활기가 있어 운동하는게 아니라

운동을 해야 활기가 생기는 거였다.

운동을 거른 주말, 짜증이 새어 나왔다.


"우리 수영 가자"


평일에 혼자 다니던 수영장에

남편, 아이와 함께 갔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공간을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는 기분이었다.

수영장 깊숙이 햇볕이 들어차고

통창으로 보이는 나무가 푸르렀다.

시원에 물에 몸을 담그고 첨벙첨벙하니

집에서 푹푹 내던 화도 꺼졌다.

내 안의 화가 밖으로 옮겨붙을 때는

스스로 비상 경보를 울려

환경을 바꾸고 몸을 움직여야겠다.


망설이다 아령도 샀다.

2kg 아령을 들고 운동을 하고

집에서도 틈이 날 때마다 들고 다닌다.

무거운 것을 드니 코어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다.

땀나고 뿌듯하다.


내가 가끔 도망가고 싶어 하는

일상의 무게도

아령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의 코어, 근육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상상하며 기꺼이 들어보자.

2kg부터 시작해 조금씩 감당할 수 있는

무게도 늘어날 거야.

내가 흘리는 땀방울과 함께.

으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