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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오십 Nov 01. 2023

20‘s love

Futile Devices - Sufjan Stevens

2020년도에는

주변에 사랑할 상대가 없어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의 발달이 낳은, 마음을 사고파는 산업.

이게 바로 첨단기술 발전이 거둔 가장 큰 수확일지도 모른다.


- 마음을 드려요. -


기술은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개인의 매력을 사고파는 일.

인기가 새로운 화폐가 된 것이다.


어쩌다가 얼빠에 몸빠가 되어버려서…


아이돌의 팬이 되는 건 첨단기술이 가져온 새로운 형태의 사랑이었다.

가장 멋진 사람을 좋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가끔 새로운 가치는 기존의 전통적 가치와 충돌해 파장을 만든다.


팬이 아이돌을 좋아하고 아이돌은 팬을 아낀다.

하지만 아이돌은 전통적인 형태의 사랑을 바라기도 한다. 아이돌이라서가 아니라 사람이라서.


아이돌은 사람이다. 전통은 익숙한 것이다.

누구나 익숙한 형태의 사랑을 바랄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사랑하지 말라고 하는 건 그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아이돌의 직업적 윤리를 운운하며 누군가를 사랑하지 말라는 건 그들의 상품성만을 생각한 부당한 처사다. 누가 연애를 한다고 제삼자가 실망하는 것도 참 이상한 일이다. 근데 실망하는 마음도 이해는 간다. 왜냐하면 그 산업이 개인의 매력을 부풀려서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심어놓고 수익을 얻기 때문에, 그리고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근데 그렇다고 그러면 안 된다.






20‘s 사랑 활용법.

그냥 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순간에 고마워하고, 그 힘을 얻어서 잘 살면 된다.



결국 지금의 덕질도 언젠가 끝날 것이다. 아이돌이 전통적인 사랑을 추구해서(=연애를 해서) - 그런 이유가 아니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거니까.

그럼에도 우리는 분명히 아름다운 무언가를 느끼고 있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과거의 그때엔 힘든 시간을 견딜 힘을 줬고, 언젠가는 그때를 추억하며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다 보니 아이돌 인권 위원회에서 나올 법한 글을 썼는데 제법… 많은 애정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좋아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다. 지금을 즐겨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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