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한 단어로 필연한 문장을 씁니다.
동사
1. 일 따위를 맡아서 능히 해내다.
2. 능히 견디어 내다.
‘감당하다’라는 단어에서 핵심이 되는 지점은 ‘능히’인 듯하다. ‘능히’를 사전에 다시 검색해 보면 ’능력이 있어서 쉽게‘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즉, 감당한다는 것은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일 따위를 수행해 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 못할 것 같은 일을 겨우 해내거나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순간을 이겨내는 등 ‘감당하다’라는 단어가 주는 극적인 힘이 있다. 또한, 직접 감당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감당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자신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붙일 때가 많으며, 분명 평화롭고 편안한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능히’보다 ‘대견하게’라고 바꾸어서 말하고 싶다. 무슨 일이든 일을 수행해 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리고 견뎌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는 흐뭇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편,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인지 판단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어렵다.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명확히 한다는 것은 한계치를 이미 넘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사실 감당할 수 있는 선을 고민하는 순간은 한계치에 가까워진 순간이다. 아직 한계에 가까워지지 않았다면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감당할 수 있는 선에 대해 매 순간 고민하고 있는 일상을 살고 있다면 조금은 내려놓아도 괜찮지 않을까. 이미 충분히 대견한 삶을 살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