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우연사전

[우연사전]: (22) 자제하다

우연히 발견한 단어로 필연한 문장을 씁니다.

by 두리뭉실

자제하다

동사

1. 자기의 감정이나 욕망을 스스로 억제하다.




가끔 자제하는 게 어려운 순간이 있다.


요즘 나는 먹는 걸 자제하는 게 어렵다. 호르몬의 영향도 있지만 주기적으로 식욕이 폭발하는 때가 있다. 원래는 많이 먹는 편이 아니지만 약 3개월 주기로 적당히 먹는 것조차 자제하는 게 어렵다. 하지만 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식욕이 다시 사라진다. 절제의 실패를 겪게 되면서 많은 자괴감을 느꼈고,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나의 욕망을 절제하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다행히도 나는 시간이 흐르면 욕망 또한 사그라드는 편이라 무작정 자제하기보다는 얼른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가기를 바라는 편이다.


나의 일생을 돌아보면 식욕의 폭발이 잦아들 때쯤이면 다른 욕망이나 감정이 절제하기 어려워지는 것 같다. 수면욕이 될 수도 있고 우울한 감정일 수도 있다. 즉, 자제하는 대상을 폭탄 돌리기 하고 있을 뿐이고 실제로는 매일매일 자제하는 삶을 살고 있는 셈이다.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든 없든 감정이나 욕망은 자연스러운 현상에 가깝지만 이를 자제하는 것은 그만큼 쉽지 않다. 행동이 마음을 따라주지 않아 속상하기도 하고 이성을 잃고 감정이나 욕망에 충실하여 망가질 때도 있다.


우리가 자연스러운 감정이나 욕망에 대해서 자제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문득 궁금해졌다. 그 기준치가 정말 합당한 것인지, 혹은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기준은 아닐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사실 참을 수 없는 감정 혹은 욕망을 무작정 막기보다는 그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할 수도 있다. 원인을 해결하면 자연스레 자제하고 싶었던 대상의 힘도 약해지며 따로 스스로를 억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그 원인을 찾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일까, 우리는 짧은 순간만 참고 견디면 되는 자제를 택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똑같은 감정이나 욕망의 분출이 해결되지 못한 채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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