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한 단어로 필연한 문장을 씁니다.
동사
1. 주로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떤 사실을 적다.
2. 운동 경기 따위에서 세운 성적이나 결과를 수치로 나타내다. 특히, 그 성적이나 결과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일을 이른다.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최근 조지 오웰의 <1984>를 다시 읽으며 일기(글쓰기)와 언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일기는 과거의 나를 기록하는 방식이자 현재의 나를 존재하게 만드는 증거물이다. 더 나아가 미래의 내가 살아갈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생각보다 우리는 매일 많은 생각을 하고, 그에 비해 많은 감정을 그저 흘려보낸다. 산책을 하며 들었던 사소한 깨달음, 퇴근하며 마음을 다잡고 다음 날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작은 희망 등. 분명 나에게 좋은 영감이 되었던 소중한 사고임에도 어딘가에 적어두지 않으면 쉽게 잊어버린다.
나는 그게 아까워 글을 쓰기 시작했다. 또한, 어떤 사고를 기록하기 위해 글을 쓰면 또 다른 사고를 낳았다. 같은 순간이라도 다른 미묘한 차이점을 구분하고 서술하기 위해 언어를 다양하게 사용하며, 그만큼 사고의 폭도 넓어지게 된다. 그 풍요로움이 좋아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 그럼에도 모든 순간을 기록하지 못하는 만큼 놓치는 감정들과 생각들이 많아 아쉬웠다.
무엇보다 내가 쓴 글을 나중에 읽으면 새삼 새롭다.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던가 싶기도 하고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귀감이 되거나 고민 해결사가 되기도 한다. 같은 나라고 하더라도 시간의 흐름, 순간의 상황, 환경, 감정에 따라 드는 생각들은 천차만별이다. 어딘가에 남기지 않으면 사라지는 나를 붙잡고 싶어 오늘도 글을 쓰고 나를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