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의 단상
집 앞 매실나무 한 그루 꼭대기에 한장의 꽃잎이 폈습니다.
"2월인데 벌써 홍매화가 피었네. 넌 때도 모르니?
지나가던 찬바람이 때 이르게 핀 매화에게 면박을 줍니다.
혼자 핀 꽃잎이 바람의 말에 부끄러워 분홍 얼굴이 더욱 발그래집니다.
지나가던 꼬마가 위를 올려다보며 말합니다.
"엄마 꽃이 폈어요!" 우리 선생님께서 추운 겨우내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대단한거래요."
"그럼, 남보다 일찍 꽃을 피우려고 지난 겨울에 얼마나 애쓴지 아니? 절대 쉽게 되는 건 없단다!"
곁을 지나던 저는 그 한 장의 꽃잎을 발견하고, 움추렸던 마음을 폈습니다. 오늘도 노력하고 있으니 곧, 아니면 몇 년 안에 활짝 피어나겠지요? 피어나는 시기만 다를거라 믿고싶습니다. 어쩌면 그 매화도 지난 해에 못 피었다 올 해 피었을 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