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역전하는법' 비난에 대한 생각

by 영국피시앤칩스

역전하는법(die with zero)책 내용처럼

노후를 대비한 현재를 희생한 과도한 근검절약을 지양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지내자라는 주장이 나오면 그에 대해 꼭 달리는 주장과 댓글들이 있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100살이 넘게 살면서 매달 병원비로 수백이 나갔다'. '보험처리 안 되는 수억의 치료비가 드는 병에 걸리면 어떡할 건가요?'. '최대한 아껴야 한다. 부족할걸 걱정하느니 차라리 많이 남는 게 났다'


이러한 근거도 불명확한 가정을 통해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불안감의 근원은 결국 근검절약 여부와 상관없이, 일어난다면 어쩔 수 없는 천둥 벼락같은 자연재해이다. 벼락 치는 게 무서워 우산을 안 쓰고 범죄와 교통사고가 무서워 집안에 숨어 세상에 안나갈것인가?


그리고 내 얼굴도 한번 보지 못하고 재정상태도 알지 못하는 익명으로 작성된 이러한 댓글들이 진정으로 우리의 인생을 걱정해서 작성되었을지 의문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세상에서, 자신을 위해 지출하고 행복하게 지내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그러지 못하는 본인의 처지에서 비롯한 시기와 질투를 조언이라는 가면 위선으로 내뱉는 말에 불과하다.


성인의 평균수명은 태어난 시기에 다르지만 통계청자료기준 80대 초반에 불과하다. 그런데 평균이기에 100살까지 사는 사람이 있다면 70전에 죽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100살까지 살 걱정을 한다면 은퇴 후 노후생활을 누리지도 못하고 70전에 일만 하다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에도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참고로 국내에서 100살 이상 인구 비율은 단 0.6퍼센트에 불과하기도 하다.


일본만 해도 24년 에만 상속인이 없어 국고에 귀속된 유산이 1조 2천억을 넘었다. 10년 동안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다. 최고세율 50프로에 달하는 상속 증여세를 내면서라도 물려줄 자식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생 근검절약하며 저축해서 모아 나라에 바치는 것이다. 그럼 그 생애는 주인을 섬기며 사는 노예와 무엇이 다른지 의문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두려워하는 고가의 의료비에 대표적으로 비급여 면역항암제 비용이 있다. 지금은 세상을 떠난 가족의 치료를 위해 예전에 면역항암제를 사용했었고 월 500 ~ 600 정도가 들었다. 걱정하던데로 굉장히 고가의 약이다. 그런데 이 과정속에서 비급여면역항암제란 완치를 위한 치료제가 아니라는걸 알았다. 암이란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며 대부분 수술이 불가능한 4기 환자들의 병의 악화를 일시적으로 억제해 주는 게 면역항암제이다. 이 약들의 효과는 영원하지 않고 논문에 따르면 개인차와 약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몇 달에서 1년 수준이며 약효가 잘 들어 완치되거나 유지되는 운 좋은 극소수를 제외하면 천천히 죽어가게 해주는 효과에 불과하다. 조금 잔인하지만 고통스러운 몸상태로 천천히 세상을 떠나게 해주는 약이다.


그리고 진짜 약효가 좋은 약들은 대부분 보험처리가 되어 비용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중증 등록 시 실 부담은 5프로에 불과하다. 그리고 암보험이나 실비 하나만 있어도 수술비나 입원비는 충분히 커버가능하다.


단도직입적으로 고통 속에서 길어야 1년의 연명치료를 위해 평생을 억눌러 근검절약이라는 그늘 아래에서 자신을 아끼지 못하고 사느니 건강하고 활기 있는 현재에 투자하는 게 낫지 않을까. 나는 30대 중반까지 가족을 간병하며 종종 간병인으로 들어가서 침상 옆 간이침대에서 살기도 했었다. 이러한 간병이란 긴 과정에서 많은 보호자분들을 만나 이야기했었고 이것이 그 시간속에서 느낀 나의 결론이자 생각이었다.


현재에 모든 것을 누리고 미래를 포기하라는 것이 아닌 현재에 좀 더 충실한 삶. 그것이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고 인생을 음미하는 방법이 아닐까. 사회적 시선과 남들의 인식이라는 틀을 깨고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사고하는 습관을 통해야만 내가 정말로 바라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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