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

by 영국피시앤칩스

우리 집의 기둥이자 내가 가장 신뢰하고 의지했던 사람은 바로 우리 엄마다.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정직과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타인의 대한 존중과 배려를 어릴 적부터 보고 배워 지금의 건강한 내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2년 전 떠나시고 말았다.

췌장암이라는 그 끈질긴 놈은 몇 년간 이어진 수술과 항암을 이겨내고 결국 나와 엄마와의 작별을 선물했다.


노무사 합격컷과 0.6점 차로 떨어져 슬프지만 다음번에는 될 수 있겠다고 희망을 가졌던 그 해의 수험생활을 하던 나에게 엄마의 췌장암 진단은 나의 모든 것을 멈춰버리게 했다. 나는 노무사 준비를 접고 박봉이더라도 집 근처에서 칼퇴가 되는 직장을 선택해 엄마를 간병했다. 간병이라는 표현보다 엄마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췌장암 관련 수백 편의 논문을 읽었고 완치와 관련된 모든 변수를 찾아내 운동 식단 영양제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문에 적용했다. 심지어 대학병원에서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약이 없다고 할 때 비공식 루트로 다른 항암제를 구하는 방법을 찾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내 모든 노력은 엄마의 갑작스러운 코로나 감염과 패혈증으로 어이없게 끝나고 말았다.


손자의 탄생을 10일 남겨놓고 그렇게 떠나시고 말았다.

만삭의 동생은 슬픔 속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의 노력은 평균 생존기간을 50% 정도 연장하였지만 결국 손자를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만큼 온 가족이 산과 계곡 바다를 함께 다니며 추억을 쌓았기에 의미 없다 생각하지 않는다.

늘어난 시간만큼 웃음과 추억이 생겼고, 이는 지금도 마르지 않는 샘이 되어 지친 나의 마음을 적셔주기 때문이다.


마지막 비록 말은 하지 못하셨지만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이 담겨있던 눈빛은 내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라는 시와 같이 나도 이 세상의 소풍을 끝내고 돌아가는 날 아름다웠다고 말하기 위해, 부끄럽지 않은 생애를 보냈다고 엄마에게 자랑하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해 지내고 있다.


인생은 거꾸로 걸어가는 꽃밭이라는 말이 있다.

당장 지금은 힘들더라도 웃어보자. 돌이키면 꽃이었을 테니.

당신도 오늘 하루 정말 고생했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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