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구리로 숨쉬기

요가의 언어

by 우주속의 먼지

자세를 교정하고 싶어서 숱하게 다닌 요가 학원들. 결국 효과는 크게 없었다. 아니, 효과가 없었는지 있었는지 사실은 모른다. 다니지 않았다면 내 몸이 더 나빠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내가 되고 싶은 몸이 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수년간 돈을 쓰면서 이제 와 느끼는 건 근본적인 해결은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편한 자세는 대체로 몸에 좋지 않기 때문에 그 유혹을 버리지 못한다면 병원이나 요가학원을 아무리 다녀도 결국 나로 돌아오게 된다. 내가 화장실을 가고 밥을 먹듯이 일상 어느 부분에 운동을 끼워 넣거나 자세를 바르게 고치지 않는다면.


그래서 최소한의 양심으로 의자에 앉을 때마다 스트레칭하는 습관을 겨우 들였다. 아무리 교정이 필요하지만 누워서 핸드폰 하거나 책을 보는 습관까지 고치는 건 무리였다. 무리라기보다는 뭔가 행복하려고 사는데 사는 목표인 행복을 갉아먹히는 느낌이랄까. 건강하기 위해 모든 설탕을 끊고 살 수는 없듯이. 그래서 그런 것들을 조금 누리는 대신 습관처럼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을 해보기로 한 것이다. 학원에서 배운 대로.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몸을 이리저리 굽히면서 호흡을 한다. 스트레칭할 때 동작만큼 중요한 것이 호흡이라고 들었다. 호흡하지 않는 스트레칭은 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근육이 이완되는 효과가 없다고. 숨쉬기운동은 농담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운동인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특정 자세가 되면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옆구리로 숨 쉬세요~ 자 하나~ 둘~ ’


처음에 이 말이 얼마나 이해가 안 되었는지 모른다. 옆구리로 숨을 쉬라고? 옆구리에 숨구멍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무슨 말일까. 그냥 옆구리에 콧구멍이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 걸까? 이상한 상상을 하고 있다 보면 또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들려온다.


‘자 갈비뼈를 벌렸다가 오므리세요~ ’


이건 또 뭐야? 발가락을 벌리는 것도 아니고 갈비뼈를 벌리라니...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인가? 뭔가 상징적인 이야기겠거니 하고 있었더니 손을 갈비뼈에 갖다 대고 벌어지는지 느껴보란다. 헉... 내가 갈비뼈를 열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절대 해본 적이 없다. 숨을 좀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더니 갈비뼈가 조금은 움직이는 것 같다.


가장 어려웠던 건 테이블 자세(엎드려서 손바닥과 무릎으로 지탱한 자세)에서 손과 엉덩이 또는 손과 다리를 반대 방향으로 뻗고 스트레칭할 때 들리는 말이다.


‘자 몸을 길게 늘이세요~ 손은 앞으로, 엉덩이는 뒤로, 몸이 앞뒤로 쭉 늘어납니다~’


자 이제 나는 몸도 늘려야 한다. 몸을 늘릴 수 있으면 키도 더 컸겠지 왜 이러고 살겠냐고요. 손을 앞으로 뻗어볼 수는 있다. 그 느낌도 알겠다. 그런데 엉덩이를 뒤로 빼는 느낌은 도대체 뭘까? 살면서 한 번쯤 느낄 수는 있는 걸까? 이 둘의 줄다리기에 중심점은 어디일까? 아니, 엉덩이의 움직임에 방향성이 있긴 한 걸까?


알 수 없는 요가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그래도 선생님 말씀이니 이해하는 척 열심히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머리로 내 몸을 상상하며 그 동작을 하게 되었다. 옆구리로 호흡하는, 그리고 갈비뼈를 열고 닫는 나, 앞 뒤로 길어지는 내 몸. 몸으로 따라 할 수 없으니 머리로 일단 그리면서 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느낌이지만 알게 모르게 몸도 조금씩 따라가는 것 같다. 그리고 혼자 할 때도 습관처럼 그 모습을 떠올린다. 꼭 말이 되는 말이 아니라도 삶에 도움이 된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오늘도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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