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같은 입맛.
어릴 적 나의 아버지는 건설업에 종사를 하였다.
대체로 지방에 일이 많아 한 달.. 길게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집에 오신곤 하였다.
내가 태어남과 동시에 해외 사우디며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서 일을 하셨기에 아버지와의 추억이나
부정을 느끼지 못하고 자랐고, 고등학생이 된 시절에도 서먹하고 무서운 아버지일 뿐....
집에 오신 날 저녁상에는 항상 돼지고기 두부찌개가 올라왔다.
아버지는 언제나 소주 한 병을 반주로 드셨는데,
돼지고기 두부찌개가 나오는 날에는 두 병 세 병
까지 더 마시곤 했던 기억이 난다.
나 역시 이 찌개를 굉장히 좋아했으며, 엄마에게
자주 해달하고 하였다.
할아버지의 제사가 있는 날에도 이 돼지고기 두부찌개는 제사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왔으며
고모에게 들은바로, 할아버지도 이 찌개를 굉장히 좋아 하셨단다.
이런 게 유전인가?
할아버지는 나의 아버지가 일곱 살 때 돌아가셨다.
아버지도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는단다.
고로 난 할아버지의 기억이 전혀 없다.
이런 상황이지만 3대를 거쳐 우리는 모두 돼지고기 두부찌개를 좋아한다.
이게 유전의 힘인가 보다....
#나만의 레시피#
처음으로 국물 요리를 만들어보는군...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아..
금방 만들고 누구나 할 수 있어..
돼지고기를 준비해, 난 보통 200그램 정도를
선호하지.. 그리고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두자.
담엔 대파와 청양고추를 어슷 썰기로 썰어두고
양파 반개를 기분 따라 썰어보자..그러면 재료준비는 끝.
양은 냄비 든 뚝배기든 아무거나 가스불에 올리고
물을 채워 냄비의 3/4 정도, 물이 끓으면 돼지고기를 넣고 다진 마늘 한 스푼 고춧가루 두 세 스푼 그리고 멸치액젓이 있으면 한 스푼 넣어줘.
없으면 그냥 패스해도 돼.
이 상태 팔팔 끓여서 고기가 다 익었다 싶으면 소금으로 간을 해주고 썰어 두었던 두부, 청양고추와 대파,양파를 넣어주고 5분 정도 끓여주면 완성이야..
추가로 고추장을 넣어도 되는데 좀 텁텁해지거든,
난 깔끔한 국물이 좋아서 소금으로만 간을 해.
취향 것 만들어서 먹어보길 권해.
아참 그리고 여기에서 두부를 빼고 애호박을 썰어서 넣주면 애호박찌개로 변신도 되는 사실.
애호박 지깨도 한 번 만들어 보길 추천.
벌써 내가 40대 후반이 되었고 아버지는 80대 초반이 되었다.
암이라는 병마와 싸우셔서 이제는 술을 드실 수 없게 돼버린 아버지. 지난날 서먹서먹하게 함께 먹던 돼지고기 두부찌개를 같이 즐겁게 소주 반주에 먹고 싶은데 너무 늦어버렸다...
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 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