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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잠 Mar 14. 2023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나 20대 초반일 때 아는 남자가 내게 말했어.


 "우리 동네에 호랑이선생님 PD가 살고 있었는데...."


호랑이 선생님은 나 어릴 적 인기 많았던 어린이 드라마제목이거든.  


어쨌거나 그렇게 시작된 그 남자의 이야기는 호랑이 선생님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게 해 준다며 PD가 접근했지만 결국 안타까운 사정으로 출연을 할 수 없었다 그런 내용으로 끝을 맺었어.

 순진한 난 생각했지. 비록 지금은 호랑말코처럼 생긴 그의 몽타주가 왠지 어렸을 땐 봐줄만했나 보다 하며 그 사람 뒤통수에 영롱한 후광을 달아주었어. 


근데 내가 나이가 들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그 영롱한 후광은 사기에 가깝다는 추측이 들었지.

죄다 자기네 집 동네에 호랑이 선생님 PD가 살았다는 거야.  

그래서 모조리 출연제의를 받았으나 안타까운 사정으로 출연을 거절하지. 

뭐. 결론은 이 호랑이 선생님 PD의 분신술 같은  이야기가 나의 기억에서 참 가짜인 듯 진짜 아닌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는것.

당시 호랑이선생님 PD가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이사를 다녔을지도 모를 일이지. 

아니면 호랑이 선생님을 핑계로 아이들을 유괴하려다가 불발된 사연일지도. 아.. 갑자기 호랑이 선생님 괴담이 돼버렸네. 


무서운 이야기 한 개만 더. 1+1


엊그제 남자 친구가 낚시를 하다가 물귀신한테 면접당한 모양이야. 

아무도 없는 밤바다에서 홀로 낚시를 즐기는 거 자체도 무섭지만 물귀신 만난 괴담을 들으니 오싹오싹했어. 

로또 번호나 불러주고 갈 것이지 사람 놀래키고 말이야. 나빴어 정말.




이혼하고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귀신도 사람도 아니더라  

준비 안된 나의 미래가 젤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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