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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잠 Jul 13. 2022

오해 다루기

세 번째 이야기 <오해>

등대야~ 나의 진심과 진실을 밝혀줘. by. 노랑 물고기














시간이 지나면 

너의 오해도 풀릴 거야. 



오해받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환장할 노릇일지 알 것 같다. 


그날따라 옷가게에 들러 청바지를 사고 싶었다.  청바지 한벌을 골라 입어보고 나오는 길에  살색 레깅스가 보였다 편해 보여서 그것도 사 가지고 집으로 왔다. 

그리고 그걸 입었고 위에는 롱티가 아닌 그냥 티셔츠를 입고 집안일을 했다. 저녁이 되니 남자 친구가  퇴근길에 우리 집에 잠깐 들렀다가  뜨악! 하는 표정으로 보길래 왜 그러냐 했더니 아래는 아무것도 안 입은 줄 알고 그랬단다. 뭐 집에서만 입는 건데 편하면 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뒤 아들이 치킨이 먹고 싶다 했다. 그날도 난 살색 레깅스를 입은 채 코로나로 비대면 배달을 시켰다. 

딩동 하는 소리가 나서 문 앞에 두고 갔으려니 싶어 문을 활짝 열었다. 

그때 치킨 배달하시는 분이 서있어서 나도 당황했다. 그런데 배달하시는 분은 더 놀란 모양이다. 치킨박스를 내게 안 주시고 그대로 들고 있으면서  얼음처럼 굳어있었다. 

" 아 아저씨 오해예요~ 저 바지 입었어요 살색 레깅스예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얼른 치킨박스를 뺏어 들고 감사합니다 한 뒤 문을 닫았다. 

결국 오해를 풀지 못했다. 타이밍도 안맞아 해명하기도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오해를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대화를 시도한다.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지 알려면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고 또 어떤 부분을 오해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가장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 대화로 오해를 푸는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친하지 않은 사람과 말수가 극도로 적은 편이다. 친해질 때까지 별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 타입이다. 대학생 때 친한 친구가 자신의  남자 친구를 소개해주는 자리에서도 나는 말을 거의 안 했다. 

이후에 친구의 남자 친구는 내가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거 같다고 오해하고는  공주병 걸린 재수 없는 여자라고 날 평가했다. 다시 만날 기회가 없어 그 오해를 풀진 못했지만 뭐 그다지 중요한 사람의 오해가 아니라를 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사람에게 오해를 받게 된다면 대화로 오해를 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둘째. 아닌 것에 정확히 아니라고 표현한다. 

가만히 있으면 오해는 더 커지기 마련이다. 아닌  사실에 우물쭈물 넘기지 말고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오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나면 해결하기 더 힘들어진다. 


셋째. 나를 잘 알게 되기까지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는 일도 있다. 

나처럼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 말을 잘 못하다 보면 오해가 생기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 당시의 오해는 다 풀리고 없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의 생각이 달라져 오해했던 부분에 해명하지 않아도 풀릴 수 있다. 


넷째. 오해를 풀 수 없어 그냥 마음속에 쌓아놓고 잊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친구 중에 순현주라는 친구가 있었다. 한때 친하게 지냈었는데 학년이 바뀌면서 서로 연락도 뜸해지고 각자의 반에서 잘살겠지 했던 친구였다. 

어느 날 현주가 나에게서 절교 편지를 받고 나서 나에게 연락을 안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보내지 않았으니 누군가의 장난이었을 것이다. 이미 고등학생이 된 이후에 들은 이야기라 현주를 만나서 해명할 길은 없었지만 좋은 추억 속의 친구라 안타깝고 속상했다. 하지만 어쩌랴 지금쯤이면 그런 사실쯤 모두 잊고 잘살고 있겠지. 하며 마음속에 묻어버렸다. 


살면서 오해를 한번도  안 받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인생이 완벽할수 없으니 어려운일이 닥칠때마다 지나치게 긴장하고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풀어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 쓴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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