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언니들과 이런 대화를 했어요
서로 누가 누가 더 비참한가 내기라도 하듯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큰언니> 나는 엄마 닮아서 드라마가 싫어. 드라마 보는 재미가 없다니까.
작은언니> 난 배를 닮아서 내장비만이거든?
그래서 제가 한큐에 대화를 박살 냈습니다.
나> 시끄러워 난 무좀 닮았어.
비참함 내기 2차전.
큰언니> 난 길거리에서 방귀 뀐 적 있어. 너무 창피했어.
작은언니> 난버스 타고 가다가 방귀 뀌었는데 뭘.
아시죠? 박살?
나>왜 이래. 난 택시 안에서 방귀 뀌었어.
자신이 제일 비참하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하지만 그 일이 남일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덜 비참할 수도 있어요.
누군가 무좀으로 고생하고
누군가 택시 안에서 방구좀 꼈다고
너 어떻게 안 죽고 살아있니 하진 않잖아요.
너무 힘들고 지치고
외롭고 속상할 때 이게 남일이라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럼 몇 초 간만이라도 마음이 가벼워질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어제 전 마음속에 비참함을 느끼는 일이 있었답니다.
아이 엄마로 자격이 충분하지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제삼자의 입장에서 나를 들여다보니
엄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나는 비록 모자란 엄마이기는 하나 아이를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비참함 느끼지 말라고 토닥토닥 제 자신을 위로할 수가 있었네요.
또 한주의 시작 월요일입니다.
꿀잠 주무시고 또 활기찬 하루 시작해요.
밤사이 또 손톱만큼 자란 제가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