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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잠 Oct 09. 2022

쉬려고 했으나..

애써야 하는 것 VS 즐기면서 하는 것.

노란 소녀를 그리고 있으니 아들이 옆에서 보고 탈모 괴물이냐고 묻습니다. 탈모 괴물? 아닙니다. 

민머리 소녀! 아닙니다. 우주괴물... 땡! 땡! 틀렸어요!!

아들이 궁금해하는 저 노란 달덩이는 바로 제 마음속에 사는 접니다. 

어릴 적 생각에  저는 50살이 되면 마음도 자연스럽게 50살에 맞게 늙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게 뭐죠? 

저는 아직도 다 자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도 저처럼 마음속에 어른이 되지 못하고 소녀나 소년을 키우고 계신 분들이 많을 거라 확신하거든요. 인생 뭐 있겠나요. 속에 철이 들었는지 팥이 들었는지 상관없이 즐겁게 사는 게 장땡이죠. 반드시 맘속까지  어른이 되려고 애쓰지 맙시다. 


너무 애쓰지 말아야 할 것이 또 생각났어요. 

글이요. 제가 글이 늘지를 않아서 힘들다 했더니 주위분들이 그럴 땐 잠깐씩이라도 쉬는 게 좋겠다고 합니다. 글이 안 써질 때 쓰는 글은 마른오징어에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짜내려고 하는 게 표가 나니까요. 

그래서 좀 쉬겠다고 했어요 글이라는 걸 잊고 잠시 다른 생각을 하려고 결심했답니다.


그런데!!!!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혼잣말을 하듯 저는 뒤돌아서 서서 "그래도 글을 쓰고 싶다." 하고 중얼거린 뒤 또 컴퓨터 앞에 앉아서 글을 쓰고 있네요. 글쓰기도 중독인가 봅니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싶을 땐 언제라도 쓰되 안 써질 땐 미련을 버리고 다른 것에 더 집중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듯합니다. 이젠 글쓰기를 즐길 뿐 너무 애쓰지 않기로 했어요. 

저의 초등 수준의 글쓰기를 탈피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글만 봐도  질려버리고 싶진 않으니까요.


노란 달덩이 이야기가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거쳐 여기까지 왔네요.  


그렇다면 인생을 대충대충 애쓰지 말고 살아야 하는가. 그런 의문이 들지도 모릅니다. 

이제까진 그러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애써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저한테는 애쓰고 최선을 다하고 오징어 짜듯 체력을 짜야되는 일이 있어요. 바로 아들내미죠

육아는 온몸을 활활 태워가며 최선을 다한 뒤 다시 한번 온 열정을 다해 키웁니다. 그래야 합니다. 

그것이 책임을 지는 일이고 제가 해야 할 일이니까요. 


또 뭐가 있을까요? 애써야 할 일이요.

네! 건강관리 잘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자마자 몸이 막 고장 납니다. 운동부족이 가져온 결과 여기저기서 팡팡 터지는 몸 관리 최선을 다한 뒤 다시 한번 온 열정을 다해 관리해야 합니다. 요전에 당화혈색소 11.4 찍고 저도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기침이 떨어지지 않아 잘 쉬고 있답니다. 


"내 건강은 남이 지켜줄 수가 없는 것이니까요"


부모님이 얼마 전 모두 돌아가신 후 혼자 남겨진 것에 대해 저는 두려움이 큽니다. 내가 나 스스로를 잘 돌봐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이젠 저 혼자고 제가 돌봐야 할 아이를 저 혼자 책임져야 하니까요. 


헤르만 헤세 시집에 보면   '안개속에서' 라는 시에서 이런 구절이 있어요.


안개속을 거닐면 참으로 이상하다

살아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밝았던 인생은 지나갔지요. 이제 안개속에서 길을 찾아야 합니다.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길을 찾아야지요. 

터미네이터의 린다 헤밀턴처럼, 테이큰의 리암 니슨처럼, 우주전쟁에서 톰 크루즈처럼 아이에게 나는 믿음직하고 든든한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결국 아들에게 믿음직한  엄마가 되는 것도 애써야 할 일이네요.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두가 애써야 할 일이 있으시겠죠.  또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되는 일도 있고요.

인생은 전쟁인듯합니다. 저의 거지 같은 체력과 변변한 무기도 없이 독사 같은 성질머리 하나로 버텨야만 하는 흙수저 전쟁이요.  


오늘의 전쟁에서도 살아남은 저 달덩이를 칭찬합니다.  제 머리를 쓰담쓰담해주실 땐  한올의 머리카락도 빠지지 않게 조심해 주세요. 몇 가닥 없으니까요 하하.

오늘도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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