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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잠 Oct 06. 2022

바삭해지세요

흐린 날의 아침

아침, 베란다에 잠깐 볕이 들더니 이내 흐려졌네요. 

제라늄 꽃들은 밤새 햇볕이 그리웠을 텐데 아쉬움에 탄식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하지만 거기에 집중하지 않을래요 왜냐하면

오늘 제가 쓰는 이 글만큼은  오글오글한  감성에 찌든 그런 글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벽 1시에 에 일어나 물을 마셨어요. 

화장실에서 풍덩! 정말 풍덩하고 뭔가가 변기에 빠지는 소리가 들렸네요. 

깜짝 놀라서 보니 고양이가 다 젖어 가지고 몸을 핥고 있는 거예요. 

변기 속으로 다이빙을 한 모양입니다. 

고양이를 위한  수건(걸레라고 부르지요~)에 따뜻한 물을 적셔 몸을 닦아주었지만

아실듯하죠? 그 찜찜함이란. 



베란다의 햇볕을 기다리는 건 제라늄만이 아니에요. 

고양이들은 직사각형의 햇볕 틀에서  따끈하게 식빵을 구워야 할 시간이거든요 

어제 변기에 빠진 그 녀석도 햇볕을 기다리고 있나 봅니다. 

다른 녀석은 제 컴퓨터 화면을 가리고 있어요. 

저는 지금 화면을 보지 않고 글을 쓰는 신공을 발휘합니다. 

또 다른 녀석은(도대체 고양이가 몇 마리냐!!!) 제 침대에 누웠습니다. 

저 녀석도 변기에 빠졌던 건 아닌지 생사람아 니 생고양이 잡습니다.



자. 이제 오늘의 일과를 시작해 보려고요. 



날씨가 추워서 저도 햇볕 틀에 구워지고 싶어요. 

바삭하게 구워져서 바스락바스락 소리를 내며 걷고 싶네요 



아! 드디어 햇볕이 쏟아지고 있어요!!



제라늄도 고양이도 바삭하게 구워지고 싶은 저도 분주해지고 있어요. 

이제 정말 가야겠습니다. 햇볕에 두둥실 떠오른 고양이 털과 먼지들을 치우러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바삭바삭한 하루 보내세요.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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