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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 Apr 23. 2022

젊은 날의 초상

프레데리크 쇼팽. 피아노 협주곡1번 마단조 작품11

프레데리크 쇼팽(F. Chopin, 1810-1849)은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 1829~30년에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2번 바단조 작품21〉(Piano Concerto No. 2 in F minor, Op.21)과 1830년에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1번 마장조 작품11〉(Piano Concerto No.1 in e minor, Op.11)을 작곡했다. 이 두 작품은 피아니스트로서 작곡가로서 전도유망한 20살 쇼팽의 야심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프레데니크 쇼팽. 1810-1849


조국 폴란드를 떠나기 두 달 전에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쇼팽의 바르샤바 시절을 강제(?)로 마감하는 곡이자, 파리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곡이었다. 이 당시 빈으로 여행을 떠났던 쇼팽은 폴란드가 러시아에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들었고, 빈을 거쳐 파리에 정착한다. 정착 초기 생활고는 1832년 2월 파리 데뷔 무대에서 〈피아노 협주곡 1번〉의 성공으로 다소 해소되었다.

〈피아노 협주곡 2번〉과 함께 〈피아노 협주곡 1번〉 역시 화려한 기교와 섬세하고 감각적인 선율 그리고 폴란드 민족 음악이 더해져 쇼팽의 독창적인 피아니즘을 느낄 수 있다.


1악장은 '장중하게'(Allegro maestoso), 독립된 관현악 소품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긴 관현악 서주에서 1829년 빈 음악회에서 열광적인 반응에 고무된 쇼팽의 기상, “장중함”이 느껴진다. 피아노 독주의 첫 시작은 긴 관현악 서주를 피아노 독주의 짧은 서주로 응수한다. 바로 이어지는 맑고 애절한 노래 선율이 피아노의 건반을 타고 비수로 날아와 가슴에 꽂힌다. 그 선율의 아름다움에 탄복하고,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쇼팽의 애칭에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이후 건반 위에 펼쳐지는 화려한 장식과 끊임없이 속삭이듯 전개되는 내러티브가 이어지고, 긴박한 짧은 순간을 지나 두 번째 주제 선율에 도달한다. 신경질적이고 긴장된 경과구 때문인지 두 번째 선율의 서정성은 더욱 도드라진다. 길게 펼쳐진 선율의 흐름과 풍부한 울림은 첫 주제와 구별 짓게 한다. 첫 단락(제시부)이 청자를 배려한 피아노 독주였다면, 중간 단락(발전부)은 화려한 기교를 과시할 수 있도록 피아니스트를 위한 장이다. 관현악 연주 뒤 첫 주제 선율을 피아노 독주가 곡의 첫 단락을 다시 연주한다(재현부).    


2악장 ‘낭만적으로’(Romanze-Larghetto), 서정성이 충만하고 우아한 곡이다. 쇼팽에 의하면 이 곡은 “강력한 효과를 위한 음악이라기보다 낭만적이고, 고요하고 우수에 찬 곡”이라고 한다. 마치 “아름다운 봄날, 달빛이 어려 있는 밤”을 떠오르게 하는 음악처럼 말이다.   


3악장 ‘론도’(Rondo–Vivace), 밝고 경쾌하다. 폴란드의 크라코비아크(Krakowiak) 춤곡이 음악 전체를 이끌어간다. 서양의 춤이 몸에 배어 있지 않은 우리로서는 크라코비아크를 오롯이 즐기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도 피아노 독주에서 반복(Rondo) 연주되는 크라코비아크의 특징을 파악하기에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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