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팥쥐와 계모는 궁정에서 살았다. 계모와 팥쥐는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 왕자와 혼례를 치르지 않아 불안했다.
왕자는 팥쥐에게 관심도 없었다. 팥쥐는 궁정 파티에서 만났던 그 여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왕자는 그 여인이, 콩쥐라고 확신했다.
자신이 마치 여왕 행세를 하는 계모의 행동거지는 그나마 있던 좋은 감정마저 사라지게 했다. 팥쥐와의 관계는 더욱 멀어졌다. 그러나 두 모녀는 왕자의 감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궁정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사랑 말고도 너무 많았다.
“엄마, 왕자님이 나한테 관심을 보이지 않아!”
“그럴 리가 있나, 이렇게 예쁜 내 딸한테 관심이 없다니 말도 안 되지!”
“정말이라니까? 나 왕자님과 결혼할 수 있을까?”
“결혼을 빨리 서둘러야겠다. 왕자가 행여 다른 마음을 품는다면 큰 일이테니”
“엄마, 이제 나 예전으로 못 돌아가!”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엄마, 왕자님 잘 감시해!”
“이것아, 너나 왕자의 마음에 들도록 노력 좀 해봐!”
계모와 팥쥐는 왕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계모는 내관을 매수했다. 매일 밤 왕자가 비밀리에 어디론가 외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계모는 왕자의 뒤를 밟았다.
“왕자님이 왜 우리 집으로 가시는 거지?”
왕자가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콩쥐가 왕자를 맞이했다.
계모는 두 눈을 의심했다.
“콩쥐와 왕자가 왜?”
왕자는 확인하고 싶었다.
“왜 당신의 꽃신이라고 하지 않았던 것이요?”
“그 꽃신은 본래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왕자님도 보셨듯이 제 발에 맞지 않았습니다.”
“그럼, 궁궐에서 내가 본 사람은 누구란 말이요?”
“왕자님과 춤을 췄던 사람은 제가 맞아요!”
“내 짐작이 맞았구나!”
“사실 그 꽃신은 팥쥐 언니 거에요. 저는 그날 신발이 없어, 언니 신발을 몰래 신고 갔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가 간택 파티에 올까 봐 제 신발을 숨겨 놨더군요. 팥쥐 언니의 꽃신은 제 발보다 컸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왕자는 콩쥐의 이야기를 듣고 한탄했다.
“신발이 커서 벗겨졌던 거란 말이요?”
“네, 왕자님”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이요!”
콩쥐는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왕자님 제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안 될 말이요. 당신을 처음 본 순간부터 당신은 내 사람이었소!”
“왕자님 그분은 오랫동안 저를 위해 헌신하신 분입니다. 부디 저로 인해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 주세요.”
“그자가 누구요?”
“왕자님보다 신분도 낮고, 볼품없는 사람입니다.”
“혹시 두꺼비?”
콩쥐는 깜짝 놀랐다.
“왕자님께서 그분을 어떻게....,,”
왕자는 자신보다 못한 놈에게 콩쥐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왕자는 대문을 부실 듯이 발로 찼다.
그리고 말의 고삐를 거세게 당겼다.
콩쥐는 왕자의 그런 모습에 두려움을 느꼈다.
“왕자님.....,”
왕자는 말에 올라탔고, 거세게 말을 몰아 궁정으로 돌아갔다.
숨어 있던 계모는 왕자와 콩쥐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
“이 일을 어찌해야 하나,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