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여정을 거쳐 도착한 곳에는 삭막하리 만치 아무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디로 갔지?'
난 아빠차를 타고 떠나왔을 때 나보다 먼저 사라진 사람들이 전부는 아니더라도 다른 한 명이라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은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항상 나를 주시하고 있던 감시자도 없이 남녀흑막만이 있었다. 그렇다. 나는 쓸쓸하고 고독한 독방에 갇힌 것이다.
독방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정신 사납게 곳곳에 있었고 기다랗고 폭신해 보이는 의자, 아주 작고 둥그런 식탁, 큰 네모난 식탁 등이 있었다. 다른 방으로 갈 수 있는 방문은 3개가 있었지만 내가 들어갈 수 없는 비밀스러운 금지인 듯 굳게 닫혀 있었다. 온도는 무척 높아 땀이 날 정도로 더웠다.(무식한 흑막들은 내가 덥게 있어야 되는 줄 알았단다. 이후 난 한심한 흑막들 덕분에 땀띠를 얻게 되었다.)
여흑막은 이후 내 기저귀를 쉽게 갈취하기 위한 전용 장소인 것을 알게 된 높은 단상 위에 나를 놓아두고는 2겹으로 꽁꽁 싸매어져 있던 천을 조심스레 풀었다. 나의 인격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흑막은 뻔뻔스럽게도 나의 기저귀 풀어버리고는 내가 배출한 것이 있는지 살폈다. 여흑막은 하나뿐인 나의 소유물인 기저귀를 서스름 없이 가지고 가지고 가버렸다. '내 기저귀 내놔.' 갑작스러운 착취에 난 서글픈 울음을 터트렸다. "응애, 응애"
여흑막은 나의 반항에 놀랐는지 다른 기저귀를 가지고 와 새로 채워줬지만 나의 기분은 이미 상할 때로 상해버렸다. 또한 무서웠던 감시자와 달리 여흑막의 느릿느릿하고 소심한 행동이 나를 아주 불편하게 했다.
'아 감시자는 진짜 좋은 사람이었구나. 아니지. 아니지. 벌써 이런 생각을 하다니."
여흑막은 둔탁하고 어설픈 손길로 나를 감싸고는 3개의 닫혀있던 문 중 하나를 열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넓고 큰 침대와 작고 좁은 침대가 있었는데 작은 침대는 바퀴가 달려있어 이동이 가능해 보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감옥과 같이 그 작은 침대는 촘촘히 창살이 둘러져 있었다. 우습게도 나에게 창살을 숨기려는 듯 두꺼운 천으로 가려 놓았지만 나의 뛰어난 관찰력으로 간파했다. '속일 사람을 속여야지.' 난 그 창살을 보며 그곳이 내가 새롭게 지낼 장소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여흑막은 역시 나를 작은 침대에 놓아두고는 자기는 큰 침대에 털썩 앉아서 큰일을 치른 것처럼 큰 한숨을 푹 쉬었다. 감히 나를 이곳에 가둬 두고 한숨을 쉬는 여흑막에 불만들 터트렸다."응애, 응애" 여흑막은 얼마 앉지도 못하고 다시 벌떡 일어났다. '어딜 쉬려고.' 이제 본격적인 흑막들과의 싸움이다. 누가 이기는지 해보자.
오늘 많은 일을 겪어서인지 급격히 피곤이 몰려왔다. 싸우더라도 힘을 보충하고 싸워야지. 잠들기 전 괘씸하게도 흑막들이 미소 짓는 모습이 아련히 보이는 것 같은데..."쌕~ 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