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화 몽롱한 기억(1)

by 동상

사실 난 과거에 아픈 적이 있었다. 난 그때 아파서 정신이 몽롱했고 그래서 그런지 이상한 점이 많았다.


처음엔 배앓이 정도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고통은 점점 심해져만 갔다. 흑막들도 초보라 그런지 내 아픔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의 고통은 아픔으로만 끝나지 않았고 신체적 변화도 같이 찾아왔다. 나의 소중이가 점점 커지고 색이 검붉어졌다. 이런 신체 변화에도 한심한 흑막들은 다른 이도 똑같은 줄만 알고 신경 쓰지 않았다.


다행히 흑막들은 알아차리진 못했지만 내가 처음 세상에 나온 병원이라는 곳으로 데려갔다. 흑막들은 정기적으로 나를 감시자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의무가 있는 듯했다. 그곳은 나의 변화에 대해서 면밀히 조사했다. 나의 머리 크기와 몸무게, 키를 재기도 했고 내 몸에 무언가를 아프게 넣기도 했다.


병원의 감시자들 중 흰 옷을 입은 사람이 가장 지위가 높아 보였다. 흑막들도 그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다른 여자 감시자들도 그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들은 '의사'라고 불리고 있었다. 아픈 나를 의사에게 흑막들이 데리고 갔다. 의사는 나에게 무언가 대보기도 하고 내 신체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그러다 의사는 드디어 내 소중이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것을 발견했다.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흑막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시를 들은 흑막들의 표정은 한껏 진지해졌고 다급해했다. 뭔가에 쫓기듯 여감시자가 여러 곳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흑막들은 그 앞에서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처럼 초조하게 기다렸다. 뭔가 결정이 됐는지 여감시자들은 흑막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줬고 흑막들은 나를 안고 아빠차로 빠르게 이동했다.


나를 아프게 하고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흑막들에게 큰 죄가 되는 듯 나를 안은 여흑막에게서 평소같지 않은 초조함이 느껴졌다. 누군가 여흑막을 건드리면 배고픈 나처럼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그런 여흑막을 남흑막이 진정시켰다.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


흑막들과 나는 다른 병원에 도착했다. 급박한 흑막들의 상황과는 달리 여기에 도착해서도 다시 의사를 기다려야만 했다. 이런 걸 보면 흑막들의 지위는 그다지 높아 보이진 않았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 여감시자가 흑막들을 불렀는데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평소 느긋하고 허허거리기만 하던 남흑막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여기로 가라고 해서 연락하고 왔는데 담당자가 없다니요?" 여감시자는 남흑막에게 뭐라 이야기하고는 이전 병원과 같이 여기저기 연락하기 시작했다.


흑막들은 또다시 나를 아빠차로 급히 데리고 갔다. 아빠차가 출발하려고 하니 어떤 사람이 아빠차를 막아서며 말을 걸었다. "영수증 주세요" 남흑막은 영수증이 없다고 하고 돈을 주려고 했는데 그 사람이 다른 이야기를 했다. "여기 병원 주차장이라 다른 일로 주차하시면 안 됩니다." 그 소리를 들은 남흑막은 얼굴이 벌게지며 막 소리를 쳤다. 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그 사람은 아빠차 앞을 비켜줬다. '오호 남흑막도 이기는 사람이 있네.' 난 아픈 와중에도 남흑막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벌써 3번째 병원이다. 드디어 여기서는 치료가 가능했는지 나를 어떤 기계 앞으로 데리고 갔다. 큰 기계의 모습에 내심 두려웠었지만 "웅~웅~" 소리만 들리고는 허무하게 다른 별일은 없었다. 그 후 조금 뒤 의사는 흑막들에게 무슨 검은색 종이를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 나를 아프게 한 것을 책임지라는 것처럼 흑막들에게 종이를 주며 무언가를 적게 했다. 남흑막이 대표로 똑같은 모양의 낙서를 여러 장의 종이에 신중히 그려 넣었다. '평소엔 여흑막이 낙서를 많이 했는데 오늘은 왠일로 남흑막이 하네.' 오늘따라 흑막들이 생소하다.


- 다음편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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