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네 이웃의 식탁]

by 향작

구병모 작가 특유의 만연체.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으나 읽다 보면 그 길고 긴 문장 안에 묘사를 이토록 빼어나게 배치해 놓은 것에 도리어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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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환상성이 가미된 [위저드 베이커리]나 [아가미]와 같은 청소년 문학과는 달리, 언젠가 보았던 단편 <지속되는 호의>에서처럼 불편한 인간 내면의 심리를 아주 깊숙이 다룬다. 부득부득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기분을 언짢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듯싶고, 그게 현실 속 우리와 크게 닮아 있어, 감정이 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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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마당에 공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면서도, 열두 가구 모두가 입주해서 한 가구 당 아이 셋을 전부 낳을 경우(가능할 성싶은 조건) 불편하게 끼어 앉을 수밖에 없는 커다란 원목 식탁이 딱, 이웃이라는 공동체의 면모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같다. 더불어, 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인 여자에 대한 부당함이 잊을만하면 튀어나와 불쑥 마음을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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