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의 첫 만남

by 강아

그와 처음 만난 건 대학교 입학식에서였다. 강당에 앉아있는데 베레모를 쓴 그 애가 옆에 앉았다. '안녕?'하고 인사를 건넸더니 '안녕'이라고 하며 그 애는 조금 놀라는 것 같았다. 그 애는 조용해 보였다.


1학년 때 방학이 되어 각종 알바로 점철되어 있던 삶을 살고 있을 때, 걘 싸이월드에 와서 '정신 차려보니 니 홈피네'라는 방명록을 남기고 가곤 했다. 그는 항상 바쁜 나를 신기해했다.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그러려면 돈도 많이 필요해서 병원에서 일하고 나면 식당으로 가 서빙을 하고 집에서 잠만 자고 출근했다. 그는 그렇게 일할 필요가 없는 애인걸 나중에 알았다.


네이버 블로그 전, 서비스를 하던 이글루스라는 곳이 있었다. 내 아이디를 알았다 해도 블로그 주소는 다른 걸로 되어 있었는데 걔가 내 블로그를 어떻게 찾았는지 모른다. 다만, 올려놓은 사진에 옷 착장을 올려둔 게 있었고, 그걸로 날 찾았다면 그건 우연에 가까운 것일 테다. 업로드한 사진에 단 댓글을 보고 나 또한 걔 인 것을 직감했다. 댓글을 타고 그의 블로그에 갔을 땐 걔만이 볼법한 영화, 그만이 할만한 교우관계가 써져 있어서 당혹스러웠다.


블로그에는 당시 내가 만나던 남자들에 대한 실망감, 또는 배신감들을 썼었다. 그걸 걔가 보기를 원하지 않았다.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던 날, '이제 내 블로그 안 왔으면 좋겠어'라고 하니 그는 '그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