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원했어

by 강아

종종 연락이 왔다. 나 또한 걔가 생각날 때면 가끔 연락을 했다. 내가 취업시즌에 들어갈 때쯤 그는 '요새 뭐 하고 지내?'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내가 취업했을 때쯤, 걘 학점관리와 취업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하고 있었다. 한 번은 걔가 블로그에 올린 '그냥 누구랑 티브이를 보다가 슬그머니 손잡고 그런 거 하고 싶다'라고 하는 말에, 그게 나랑 한 게 아닌 걸 알면서도 나도 걔랑 그런 걸 하고 싶었다.


우리 집이 비던 날, 걜 우리 집에 오라고 초대했고 같이 TV를 봤다. 그리고 은근하게 손을 잡았다. 난 걔가 좋았다. 그의 망설이는 듯한 태도도, 같이 있으면 내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밝은 모습이 되는 것도 좋았다. 나도 걜 원하고 걔도 날 원했지만 걜 집에 가라고 했다. 그는 별안간 내쫓겨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갔다.


그가 취업에 성공했다고 말할 때쯤, 나는 한참 회사를 옮기고 싶어졌다. 지방에서 시험을 보기 위해 서울로 가던 날이면 걔한테 연락을 했다. 걔랑 좋은 곳에 가서 밥을 먹고 싶었다. 시험이 끝나자 공덕에서 그를 만났다. 그도 나도 연고가 없는 곳이었다. 시험 장소 옆이라서, 무심하게 고른 식당인 것처럼 말했지만 나름 고심해서 정한 초밥집이었다. 걔랑 그렇게 고급도 아닌 초밥을 먹으면서, 그냥 같이 있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