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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아 Aug 01. 2024

괜찮은 실패

그럴수도 있지

물건의 브랜드로 표현되는 명성이나 이런것들은 브랜드값에 포함된다 생각하는 사람의 부류이기 때문에 다이소를 즐겨 찾는다. 다이소에서 잘 사는 것은 롤테이프와 일회용물걸레이다. 집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극도로 혐오하기 때문에 오히려 집에서 쉬는 시간이 길어지면 바람쐬기위해서라도 밖에 나가야 한다. 집에서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 동안 머리카락은 계속 떨어지고 그럼 주기적으로 치워야 하기 때문이다. 거의 한시간마다 이 작업을 반복한다. 그렇기때문에 롤테이프는 자주 바닥나지만 또 집에 물건이 쌓여있는 꼴은 보지 못한다. 모든 것은 선입선출에 의해 이뤄지고 재고를 쌓아두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1+1은 절대사지 않는다.


집에 진공청소기나 로봇청소기가 없고 3M밀대를 이용한다. 청소기를 사면 거름망을 교체하는것도 일일뿐더러 소음에 민감해서 청소기소리가 싫다. 베이킹소다물걸레를 밀면 먼지는 항상 시꺼멓게 묻어 나오는데 그럴때마다 쾌감도 오지지만 치워도 이렇게 나오는 먼지는 어디서 오는건지 생각한다. 그리고 집을 일년간 안치웠을때 그래서 폐가가 되는거구나 생각은 확장한다. 아무튼 이런 소모품을 위해서라도 다이소를 애용한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신상 제품이다. 손가락에 자신이 있고 손관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맨손톱을 칠하는걸 좋아하는 류이다. 매니큐어를 바르면 손이 더 길어보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색을 바꾸는 편인데 '그럴거면 안칠하면 되지 않냐'라고 하지만 그러면 손톱을 잡아뜯기도 하기 때문이다. 샵에 가면 기분이 좋아지지만 결제하고 나올땐 기분이 안좋아서 집에서 바른다. 왼손을 잘 쓰기 때문에 왼손으로 오른손을 바르는데도 능숙하다.


젤네일을 발견하곤 '샵에서 받을 수 있는 젤을 집에서 할수있다니' 유레카를 외치며 사서 돌아왔다. 며칠전 본 유튜버가 집에서 팁을 붙이고 아트까지 하는것은 못하겠지만 젤을 바르고 램프로 굳히는건 할 수 있을것 같았다. 젤을 바르는건 시럽네일을 바르는것과 동일했다. 다만 경화작업이 관건이었다. 삼천원짜리 LED는 생각보다 뜨끈했지만 굳힌 다음에 네일이 울었다. 마치 팔에 튀어나온 힘줄같이 주름이 가있었다. 통탄하며 공기를 뺐지만 마치 자동차 선팅을 직접 붙힌 것처럼 자글자글한 공기가 없어지지 않았다. 다시 램프를 했지만 한번 운 네일은 매끈해지지 않았다.


지금은 화장품 질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화장품이 극악이었다. 비비나 기초같은 것들을 여행용으로 한번쓰고 버릴 요량으로 샀었지만 정말 한번쓰고 버려야 할 정도로 조악했다. 파운데이션은 한번 바르면 커버력은 좋으나 굉장히 거친 느낌에 피부결을 그대로 드러내주기 일쑤였고 다른것들도 한번쓰고 버려서인지 기억에 남지 않는걸 보면 별로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매우 좋아져서 리들샵 같은것도 아직까지 매번 갈때마다 없는걸 보면 좀 열받는다. 하지만 커피보다 싼 가격에 물건을 횡재하고 돌아온다는 느낌이 참새방앗간처럼 찾게 되는 요인이다. 젤네일은 샵에서 받는게 낫지만, 오늘 해본 결과 램프로 굳히고 예쁜모습을 본것만으로 잠깐 좋았으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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