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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 영상으로 보기

by 강아 Mar 16. 2025

일요일이었고 아침에 유튜브로 본 알배추찜을 만들어 먹었다. 속이 편하고 소화가 잘됐다. 어제 장을 본 재료로 만들었는데 간단했다. 해 먹고 나선 또 유튜브를 하릴없이 보았는데 그러다가 피아노 연주를 해야겠단 생각에 지체 없이 나갔다. 얼마 전부터 정리해야 할 악보가 있었지만 제본소에 갈 시간이 없다는 명목으로 안 가고 있었다. 


비가 온다고 했는데 비는 안 오고 날씨는 흐렸다. 커피를 한잔 테이크아웃해서 악보를 프린트해 가면 예약한 연습실에 시간이 맞을 것 같았다. 연습실에 도착해서 제본을 보니 악보가 잘려있었다. 빌린 방은 야마하 방이었는데 방음이 되어 마음껏 노래를 부르면서 연주할 수 있었다.


영상을 찍어서 보니 초견이라 인상을 팍 쓰고 있는 게 보였다. 회사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이런 표정으로 있겠구나 하니 더더욱 빨리 회사를 탈출해야겠단 생각뿐이다. 밝은 성격이었던 나는 회사를 다니면서 부정적인 성격으로 변했고 내성적으로 변했다. 아무래도 미간이 신경 쓰여서 보톡스를 맞으러 가야겠다.


연주가 끝나고 편집해서 sns에 업로드했으나 다시 비공개로 바꿨다. 누군가에게 돋보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통계에 서로이웃이 들어와서 그간 게시물을 훑고 지나간 흔적이 보이면 누군가가 훔쳐보고 있단 생각에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나도 한 번씩 누군가 생각나서 게시물을 훑고 오면서 혹시나 아는 사람일까 하는 마음도 있고 애매하다. 목을 써서 후두가 아팠지만 집에 와서 또 연습을 했다. 연습실에서 나오면서도 '조금만 더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었는데, 집에 와서 바로 연습은 안 하게 되었고 얼마 있다가 연습을 하긴 했지만 어떤 기세라는 것이 있다. 연주를 끝내니 내일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이 몰려왔고 기분이 썩 좋지 않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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