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잠을 잘못 잤는지 목이 결렸다. 출근하니 똥 싸놓은 직원이 되려 내게 해결되었냐고 물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본인 때문에 내가 열받은 걸 모르고 타격이 하나도 없구나 하는 생각에 역시나 의욕이 제로가 되어 점심시간에 빠져나왔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요가수업에 같이 듣는 사람을 마주쳐 반갑게 인사했다. 스스로도 그렇게 밝은 표정이 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그녈 만나기 전과 후의 텐션이 달랐다. 혼자 있을 땐 무표정으로 있는 게 당연하다지만, 수업시간에 다시 볼 것을 기약하면서 점심을 먹고 커피를 한잔 사 마셨다.
회사로 복귀하니 점심시간이 막 끝나 있었고 일은 손끝하나 건드리기 싫었다. 해도 인정을 받지 못하고 하는 일에 태클만 걸릴뿐더러 대결도 후배에게 던지고 나간 상사를 마주칠 때마다 구토할 것 같다. 결국 조퇴하고 나와 연습실에 갔다.
요샌 회사보다 연습에 더 목매달고 산다. 그래도 피아노를 칠 땐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 회사에서는 죽은 느낌이 드는 것과는 다르다. 그렇게 연습을 하고 나오니 저녁 시간이었고 집에서 끼니를 차려 먹으니 하루가 저물어가는 시점이었다. 영어인터뷰를 준비해야 하는데 울렁증이 있어 막막하다. 투자도, 조금 더 비중을 실었더라면 후회하는 것도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