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요가를 했다. 근 3시간을 해서 녹초가 된 채로 오리를 먹으러 갔는데 맛집이어서 좀 살 것 같았다. 갔다가 연습실을 간다는 이유로 커피를 안 마시고 빠져나왔다. 연습실에 가서 연습을 꽝꽝거리며 쳤다. 얼마 전 레슨을 받으러 갔다가 테스트할 때 스스로도 자신 없게 쳤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연습을 하고 동생을 픽업하러 갔다. 아침에도 요가 때문에 데려다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버스 타고 가라고 했지만 도서관이 끝나는 시간인 6시보다 빨리 오겠다고 하는 걸 보니 이미 집중력은 끝난 것 같았다. 비가 오는데 그 비를 맞고 있었다.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반찬을 사야 한다고 해서 가게에 들러 구매했고 동생은 장우산을 내게 받쳐주었다. 일요일까지 있다 갔으면 했는데 차가 있는 친구랑 같이 학교에 가야 한다고 해서 저녁을 차려주고 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분명 동생과 같이 있으면서도 혼자 있는 걸 바라고 있는 나였다. 휴대폰을 보는 것도 괜히 신경 쓰이고 역시 혼자가 편하다 싶었다. 다시 오면 반가워하겠지만 여전히 혼자를 원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