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9. 런던의 마켓 여행

코벤트 가든에서 만난 예술가

by 조용희

영국 여행에서 '마켓'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 중 하나이다. 입을 즐겁게 할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부터 작은 소품, 액세서리, 기념품, 옷, 예술품 등 볼거리들이 많다.


런던의 대표적인 마켓 중 신선한 과일, 채소 및 맛있는 음식들 위주의 '버러 마켓(Borouh Market)', 영화 '노팅힐'에서도 잘 알려졌으며 주로 클래식하고 앤틱한 물품들을 파는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ket) 등 특색 있는 마켓들이 있다. 또 런던 여행 와서 안 가본 사람이 없을 곳인 '코벤트 가든의 마켓'도 있다.


코벤트 가든은 '종합 선물세트'라 별명을 지어줘도 무방할 만큼 경험할 것들이 많다. 코벤트 가든 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애플 마켓이라고 있다. 그 안에 셀러들이 모여서 마켓을 이루고 있고, 그 주위에는 음식을 파는 가게나 여러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 한 곳에서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더욱이 마켓 안과 밖에는 거리 예술(마술, 연극, 노래, 춤 등 퍼포먼스)하는 사람들까지 있어 흥미롭고 언제나 사람들이 북적인다.


런던의 '코벤트 가든' 내부
런던의 '코벤트 가든' 외부
런던의 '코벤트 가든' 외부


작년 8월 말, 영국 여행했을 때 뮤지컬 극장이 주위에 많고 다른 곳으로 다니기 좋아 지리적으로 훌륭한 코벤트 가든 주위의 숙소를 구했었다. 숙소 밖을 나서서 3분도 채 걷지 않아 코벤트 가든 중심의 마켓에 다다를 수 있었기에 숙소 드나들면서 중간에 가서 구경하곤 했다. 나의 관심사는 드로잉, 굿즈 등이었고 자연스레 그림, 사진으로 만든 것에 눈길이 갔다. 보통 해외여행에서 마켓에 들르게 되면 드로잉, 사진을 판매하는 셀러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늘 보던 것일 거라 생각해서 크게 흥미를 갖진 않았는데, 한 번은 사진인지 그림인지 구분이 안 되는 작품을 봤다. 그도 그럴 것이 색감이 사진처럼 화려하지 않고 일관적인 톤을 갖고 있어서 쉽게 판단할 수 없었다. 가까이 가서 봐도 구분이 안돼서 셀러에게 물어보니 본인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거라고 했다. 60대의 어느 할아버지셨는데, 영국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찍어서 액자에 담아 판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의 사진에서 담긴 풍경이 아름다운 것은 두말할 게 없었지만 그것보다 더 감명받은 포인트가 있었다. 그의 이야기들을 듣던 와중에 액자가 예쁘다고 했더니. 본인이 버려진 나무들을 가져와 '리사이클'해서 손수 만든 액자라고 했다. 그 순간 '이것이 정말 예술이구나' 싶었다. 사진을 찍는 것도 본인의 손을 거친 거지만 액자까지 만든 것은 얼마나 큰 노력, 시간이 들어갔을까 싶었다. 그 자리에서 그의 정성이 담긴 두 작품을 구매했다.


그의 감동적인 작품이 예술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었다.


할아버지에게서 구입한 작품
할아버지에게서 구입한 작품





+코벤트 가든 풍경을 담은 그림의 엽서를 들고 다시 여행을 가서 현장과 함께 찍은 사진


keyword
작가의 이전글#18. 여행을 기록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