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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희 Aug 15. 2021

글쓰기 한 달을 쉬어보니

글쓰기 쉬는 동안 그림에 집중하다

 책상에 앉아 글 쓰는 것이 참 오랜만이다. 다소 어색하다.


 7월 3일 토요일을 끝으로, 한 달 넘도록 글쓰기로부터 자유로웠다. 나름 수고 많았다는 의미로 기약 없는 쉼을 선사했지만 그 쉼을 온전히 누리진 못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글 쓰는 것은 쉬더라도 정작 회사 일을 멈추지 않았기에..라고 말하면 너무 염치없는 것일까.


 글쓰기 쉬는 것은 매주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금요일 퇴근하면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주말을 온전히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좋았다. 대학교 시절 마지막 남은 오후 강의가 휴강이 되어 일찍 귀가할 수 있었던 뜻밖의 행운과 회사 일할 때 정리해서 송부해야 할 날짜가 다가와 초조한데 다음 주까지 해도 된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 그 행복함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달콤했다.



 글쓰기를 쉬면서 집중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그림 그리기'다. 친한 형과 내년에 계획 중인 전시도 생각해보면서 그림과의 시간을 오래 보내고 싶었다.


 글쓰기를 잠시 쉬고 그림에 몰두하려 다짐할 시기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상냥한 목소리이어서 나를 아는 사람인 거 같은데 누군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아 당황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름 끝에 작가님이라고 덧붙여 부르는 것은 몹시 드문 경우다. 얘기하다 보니 예전에 부산의 어느 카페에서 전시를 제안해주신 사장님이셨다. 번호가 바뀌었는데 목소리도 조금 바뀌었나 보다. 오랜만에 들어서 그런지 몰라뵀다.


 사장님은 김해 봉리단길에서 기획하고 계신 게 있는데 내 그림에 대해 이야기 가능할지 여쭤보시며 대화가 이어졌다. 자세한 이야기는 차후 글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때마침 의욕을 갖고 드로잉 할 기폭제가 필요했는데 타이밍이 딱 맞았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김해를 여행하며 느꼈던,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그려내는 것이고 전시뿐만 아니라 종이 굿즈들로 담아내는 것 까지 하는 프로젝트라고 보면 된다.




 글쓰기는 쉬었지만 거의 매일 브런치에 들어가서 내 글을 조회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조회수를 보기도 하고 다른 작가님들의 글도 읽곤 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은 브런치 출석은 내 글이 잘 읽히는지, 수요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나에게 글쓰기가 끝난 것이 아님을 인지 시키기 위함이다.


 글을 더 이상 쓰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구독을 눌러주시는 몇 분이 있었는데 뿌듯했다. 몇십 분이 아니고 몇 분이지만 정말 소중했다. 가끔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도 계셨기에 감사함이 컸다. 구독자 수와 좋아요 수, 댓글에 신경 쓰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내 개인적인 목표는 구독자 100명 채우기였다. 운 좋게도 이뤘고 그래서 여한이 없다. 그저 어떤 글을 구성 있게 짜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만 남아있을 뿐이다.


  최근에 일이 고되기도 했고 이런저런 생각들도 많아져 퇴근하고 돌아오면 침대와 일체가 되기 일쑤였다. 한동안 그림도 그리고 했는데 최근 1~2주 동안은 날도 더웠기에 지쳤나 보다. 뭔가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서 금요일 퇴근하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펴고 쓰기 시작했다.


 글 쓰면서 어색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생각하며 쓰고 지우고 다시 읽어보고 하는 과정에서 머리가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최근 한 달간의 여러 일들을 차분히 하게 해 주었다. 확실히 글쓰기는 매력이 넘친다. 글까지 더 잘 쓴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은 꾸준함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싶다.


 다시 매주 글쓰기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한 달에 한편은 쓰고자 한다. 이것 역시 늘 그랬듯 나와의 약속이다. 한 달에 한 편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진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는 만큼 완성도 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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