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4. 어느 약국에서
약국에서 처방 받은 약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약국 안으로 젊은 엄마와 서너 살쯤 된 아이가 들어왔습니다. 먼저 들어온 엄마의 날 선 표정과 그 뒤를 따르는 아이의 울음섞인 "엄마!" 하는 소리에 두 사람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분명 병원에 오기 전부터 울며불며 했을 겁니다. 그리고 병원을 오는 길에, 병원에 들어서서, 의사 앞에서 잠시도 엄마를 편하게 해주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고 난 후의 모습이 지금이었을 겁니다.
약국에서 둘을 지켜보던 저는 안타까운 쓴 웃음을 지었습니다. 엄마와 아이는 서로 비스듬히 마주보고 있었지만, 마주보지는 못했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오지마. 저리 가!"라고 쏘아붙였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잠시 동안 마음에 고인 감당하지 못할 덩어리를 흐트러뜨릴 시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아이는 엄마와 마주보는 방향으로, 그러나 옆으로 한 두 걸음 옮겨 있어 마주보지는 못한 채로 눈물없는 울음을 손으로 훔쳤고, 아이의 몸은 고장난 나침반처럼 엄마를 향하려는 듯 마는 듯 좌우로 흔들렸습니다. 엄마를 보아도, 아이를 보아도 안타깝고 그러면서도 웃음이 나오려고 하니 안타까운 쓴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엄마에게 다가가 아이를 기르는 힘든 마음들과, 지금과 같은 초보 엄마의 미숙함에 상처받을 아이에게 가질 미안함들을 위로해주고 싶었습니다. 아이에게 다가가 무릎을 굽히고 얼굴을 마주하고서 얼굴의 눈물 자욱을 어루만져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 나는 미래의 나를 위로해주고, 내 아이의 눈물을 닦아주어, 지금의 나로 인해 그때의 내가 조금은 성숙해진 모습으로 아이를 품을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2025, 2, 2,
오늘, 우연히 예전 글을 보면서, 내 자신이 힘들 때 연민을 갖고 바라봐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하고, 다른 누군가를 또 일어서게 하는 마음으로 자라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