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서 만나요

by 아직

운전을 하면 다양한 생각들이 이렇게 저렇게 펼쳐진다. 그 생각들은 서로 다르다. 친구, 학교, 부모님, 전에 만난 사람, 우주, 심리, 드라마...

운전을 마치고 주차를 하고 나면 다양한 내가 서로 자기 생각을 순서대로 돌아가면서 이야기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중 메모 같은 하나의 생각을 기록한다.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국어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이 새학기를 맞이한 지가 벌써 한 달이 지나가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1학년 신입생 아이들이 생각났다. 하나 같이 앳된 얼굴들. 반을 나누어 가르치고 있어서 내가 가르치는 반에는10명의 학생들이 있다. 그중 절반은 운동부 아이들이다. 열을 맞춰 앉아 있는 운동부 아이들을 보면 좀이 쑤셔하는 게 느껴진다. 당장이라도 의자에서, 교실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 싶어 하는 것만 같다. 요이땅! 하고 신호를 주면 금방이라도 튀어 나갈 것 같다.


그런 아이들을 포함한 10명의 아이들이 5분 일찍 들어오는 나보다도 더 일찍 앉아있기 일쑤고, 졸음을 떨치고, 수업을 듣고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어지간히 기특한 게 아니다. 간식을 얻기 위해 모둠장을 맡고, 글을 쓰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책상을 앞열과 뒷열을 맞추고 의자까지 잘 정리해서 나가는 아이들. OT때 아이들에게 한 말을 아이들은 너무나 잘 지켜냈다. 이런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OT를 할 때 이런 말을 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위치에서 스스로 노력을 해 주세요,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여러분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스스로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중간에서 만나요.


다시 한 번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려고 한다. 아이들이 노력했던 점들, 예쁘고 아름답게 보였던 모습들을 이야기하며 고맙다고, 때론 졸립거나 지루했겠지만 그건 내가 채워가야 할 몫이라고, 더욱 노력할 테니 여러분들도 힘내 달라고, 4월에도 우리 중간에서 만나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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