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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영 Mar 19. 2022

9 시 출근 6시 퇴근, 꿈을 이뤘습니다.

조금 ‘더’가 아닌 조금 ’덜’ 하기로했다.


“9 to 6”

9시에 출근해 6시에 퇴근하는 꿈을  적이 있다. 그리고, 많은 변화 끝에, 마침내,  꿈을 이뤘다. 나에게도 하루 8시간을 일해도 되는 권리가 주어졌다.  외에 다른 것을  시간이 생겼다는 것이다.


 처음엔  남는 시간들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평일 저녁에 약속을 잡아보고 새로운 것을 배울 계획을 세웠다. 원래 나에겐 없는 시간들이니  시간을  활용하려 했다. 전에는 하기 힘들었던 자기계발을   있었다. 남들에게 뒤쳐지는  같아 시간의 공백을 용납하지 않았다.


바쁘게 사는 것이 좋았다. 또, 그것이 정답이라 생각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꽉 채우는 것이 성공의 유일한 법칙이라 생각했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여유는 용납할 수 없었다. 냉정한 내 속의 현실은 나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다.


바쁜 일상을 살고 있던 어느 날, 뜻밖의 여유가 생겼다. 약속이 취소된 것이다. 처음엔 뭘 해야 하나 불안했다. 그냥 무작정 카페에 들어갔다.

평소 카페를 자주가다 보니 너무도 익숙하게 자리를 잡고 가방에서 책을 꺼..ㄴ..어? 책이 없다. 카페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미 음료는 시켰고 어쩔 수 없이 그냥 음료만 마시기로 했다. 그렇게 가만히 있었다. 진짜 그냥 가만히


‘……’

나에겐 다소 낯선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눈에 물이 고였다. 이상한 감정이었다. 슬퍼서가 아니라 행복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행복했다.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순간을 기억하기로 했다.  순간에 ‘ 붙이지 않기로 했다. 그냥 그대로 비워 놓기로 했다.


그날 후로 나는 조금씩 변하기로 했다. 조금 ‘ 아니라 조금 ‘해보기로 했다. 지금의 행복을 미루지 않았다. 나에게 공간을 주기로 했다. 채워 넣을 공간이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한 공간을 남겨놓기로 했다.


참 각박한 세상이다. 정확하게는 스스로를 각박하게 만들기 좋은 세상이다. 배울 것이 넘쳐나고 비교할 것이 많다. 나보단 남을 기준으로 사는 것이 잘 사는 것 같다.


롤모델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미리 살고 있는 사람이다. 정확히는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명예를 얻었거나, 돈이 많거나, 멋진 일을 한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려 한다. 그들의 발자국이 무슨 모양이었는지 확인한다.



발자국은 결과다. 우리가 그들에게 궁금해야 하는 것은 발자국이 아니라 그들이 그 발자국을 왜 찍었는지다. 그들은 왜 그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을까가 더 중요한 것이다. 성공한 사람의 흔적이 아니라 생각을 알아야 한다. 태도를 배워야 한다. 치열하게만 사는 것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행복을 증명하지 않는다.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나를 기준으로 발자국을 찍어야 한다. 남의 뒤꽁무니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발자국을 찍다가 고개를 들어 조금 앞서있는 사람을 통해 위로받아야 한다. 남이 아닌 내가 기준이다.


스스로에게 공간을 주려한다. 오로지 나를 채워 넣을 빈 공간을 마련해보려 한다.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에 채울 수 있는 빈 공간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조금 ‘더’가 아니라 조금 ‘덜’ 하기로했다.

 

         

사진: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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