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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ynamic K Feb 26. 2018

붕어빵 라오스#8

사람냄새

어렸을때, 아직은 우리네 사는 냄새가 가득하고 너와 나의 구분없이 우리딸 우리아들이었던 나 어릴적 그때. '매너'라는 말보다 '정'이라는 말이 가득하고 '환경'이라는 말보단 '라면'이라는 말이 통했던, 어느곳에서나 고성방가와 취사가 가능했던 그때. 여름에 계곡에 가면 아무데나 텐트 하나 딱 치고 애들은 냇물에 풀어놓고 어른들은 언제 처음봤냐는듯 옆텐트 어른들과 냇물에 담가두었던 수박을 같이 쪼개먹으며 고스톱 판을 벌리던 그때. 고기한점 굽기시작하면 옆에서 슬금슬금 젖가락 하나 들고와 "나도 좀만주이소". 어느새 취한 아저씨한명이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면 안그래도 모기물려 짱나있는 정의감넘치는 아저씨 한명 나와 싸우기시작하고, 여기저기 좋은 구경낫다며 텐트에서 고개만 내밀어 구경하다 또 서로 눈마주쳐 웃다가 어느새 풀벌래와 물소리의 자장가 콜라보에 잠들어 버렸던 그 기억. 이제는 더이상 볼수없을것 같던  이런 왁자지껄한 추억들이 이곳 라오스에서 다시 내게 찾아온다. 메콩강 옆 방갈로에 숙소를 잡고 야식이나 먹으러 잠깐 강변에 나가면 조그마한 오두막에 사람들 벌써 옹기종기. 미리 챙겨간 스피커에 간지러운 음악하나 틀고 치킨하나 맥주한캔이면 언제 처음봤냐며  내인생이야기 너 속이야기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따듯한 용기들 나누다보면 어느새 풀벌래 물소리 콜라보에 다시 잠드는 이곳.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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