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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군 Jan 07. 2022

완벽함이란 없다

생각의 쓰임

by pixels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발견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완벽함에 발목을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나의 생각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가치 있는 일이다.
-생각의 쓰임 48p-

인간은 완벽함을 추구한다.

자신의 성장을 통해 타인의 기대를 방어하고,

무결점으로서 온전해지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은 불완전하다.

완벽함에 가까워지려 하지만 결국 무너진다.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인간이다.


나도 한 때, 완벽함을 추구했던 적이 있다.

운영하는 영감노트(일상의 모든 것에서 느끼는 것들을 기록해두고 생각을 나누는 계정)를 많은 사람이 봐주기 시작한 때부터였던 것 같다. 처음엔 몰랐다. 그저 좋은 말, 멋있는 말에 내 생각을 한 스푼 덧입혀 올리는 것이 이치이자 룰이라 생각했다. 그럴싸한 글에 사람들은 좋아요와 퍼가기를 반복했고, 나는 한껏 부푼 거품 속 나를 담그기 시작했다.

언젠간 그 거품 속에 파묻힐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점점 늘어나는 사람들을 보자니 완벽함을 추구하고 싶어졌다. 외적인 것을 더 꾸며보기도 했으며, 사진을 정갈하게 잘라 붙여 넣기도 했다. 글자 하나하나를 다 신경 쓰며 문단의 줄을 맞추고, 해시태그를 이쁘게 꾸몄다.
그런데 오히려 사람들은 떠나가기 시작했다.

사람들도 알았던 것이다.

내가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니 잃는 것이 너무나 많았다. 알맹이 없이 빈 껍데기가 요동치는 꼴이었고, 솔직함과 진정성은 빠진 채 가식이라는 허무맹랑한 비본질로 피드를 가득 채우게 되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더 중요한 가치를 깨달았다.

바로 완벽함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어쩌면 갈망했다. 그것은 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후 솔직한 감정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팔로워가 떨어지던 말던, 누가 봐주던 말던 나의 기록물이고 나의 이런 솔직함도 받아주는 이가 있다고 생각하니 맘이 편안했다. 마치 따스한 햇살을 머금고 잠드는 봄날만  같았다.


작가는 세상에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제는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만 같다.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면 얻는 것도 있겠지만,

나 자신을 잃는 두려움을 마주하는게 더 겁난다.


솔직한 나를 드러내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솔직함은 내가 지녀야 할, 지켜나가야 할 가치관이 되었다.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음과 동시에, 꽤나 아름다운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젠 완벽함으로부터 벗어나 나의 글을 쓰려 노력하고 있다. 이것을 동력 삼아 살아가는 인생이 꽤나 재미있기 때문이다. 나의 감정을 글로 온전히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마주오는 따스한 희열이 있다.

희열을 마음속에 품다 보면, 내가 나를 마주하게 된다. 그때 생각의 변주가 시작되고 자아가 활성화된다.


나는 이런 내가 좋다.

그리고 앞으로도 생각을 글로 전달하는 일이 좋을 것만 같다.


이젠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완벽함에 발목을 잡히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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