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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듀군 Jan 08. 2022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 점이 있을까?

반면교사와 배움 그 차이

by pixels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발견


순자와 호수공원을 돌던 중 나는 순자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순자야,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

"응! 모든 사람에겐 배울 점이 있지"

"왜 그렇게 생각해?"

"지금 그 질문을 한 건, 모든 사람은 하나씩 다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응! 심지어, 악한 사람들에게도 장점 한 가지는 있지 않을까? 나는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라 생각해"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배움은 장점만 취할 수 없는 것 같아. 그 사람의 단점 혹은 행실을 보고 나는 이렇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또 다른 배움이라 생각해"

...(정적)

애초에 배움이란 지식과 교양을 얻는 것, 기술을 익히는 것, 남의 행동을 본받아 따르는 것으로 정의된다.

한편, 반면교사는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 혹은 가르침이다.

내 생각엔 순자는 아마도 반면교사를 말한 듯싶다.


나는 그 당시까지만 해도, 배움과 반면교사를 동 떨어진 선상에 놓고 생각했다. 엄밀히 따지면 다른 뜻이기 때문이다. 허나 지금 생각해보니 반면교사도 배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면을 통해 얻는 이 깨달음, 가르침도 결국 교양이라는 갈래에 속하지 않을까? 그리고 교양은 곧 배움의 정의 안에 속하지 않나? 즉, 반면교사도 배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의 갈래는 이어진다.

나는 배움을 긍정적인 것으로만 생각했다.

장점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집합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것을 통해서 얻는 깨달음도 배움이라는 사실에 무게가 실린다.


세상은 '안된다. 이도 저도 아니다. 된다.'라는

세 가지 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물론, 세상을 너무 극단적인 세 갈래로 나누는 것이 좀 야속한 결정이지만)

다시 말하면, 부정, 중간선, 긍정적인 세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 건 부정으로부터 출발하여 긍정에 도달하기까지 우린 이 사이의 연결선에서 배움을 얻는다.

세상이 이렇게 이루어져 있다고 가정했을 때,

모든 사람은 이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

고로 모든 사람들에게는 연결선 속 배움이 있고,

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순자는 여기까지 생각해본 것일까... 그때 나의 정적은 불현듯 스치는 이 생각이 인지되어 나타난 행동의 결과였을까?


뭐 아무튼 부정적인 것을 통해 저렇게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배움이고, 이도 저도 아닌 삶을 영위하는 것도 다음 스텝을 위한 배움이고, 긍정적인 것을 통해 추진력을 얻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도 배움인 것이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린 그 속에서 가장 중요한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세상 모든 것을 배움으로만 여기려다 보면, 지나치게 낙천적인 성향으로 빠질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악의적인 살인마 유영철에게서 배울 점이 있을까? 우리는 그의 행실을 봤을 때, 이렇게 살지 말자는 배움으로 먼저 받아들이기보다, 그 사람이 잘못한 것을 비판할 줄 아는 순서적 분별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움 이전에 적어도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분별력 없이 부정적인 것에서도 배울 점은 다 있다.' 라고 생각하는 방식은 굉장히 위험하다.


글을 쓰며 깨닫는다, 결코 반면교사와 배움의 차이가 중요했던 것이 아니다. 배움은 장점만 취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건 분별력이라는 것이다.

모든 것을 배우고, 그것을 온전히 품으며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그건 기계다.


생각의 갈래는 이렇게 결론을 맺는다.


모든 사람에게 배울 점이 있지만,

그 안엔 우리의 분별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분별력이 뒷받침되었을 때,

비로소 우리에게 순결한 배움이 다가온다.



부족하지만 소중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들의 고견이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모든 사람에게는 배울 점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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