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듀군 Nov 23. 2021

분명 하나를 샀는데, 두 개를 주셨다.

마음이 편해지는 우리동네 편의점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서비스


내가 사는 동네엔 마음이 편해지는 편의점이 있다.

물건이 많아서, 새로운 것들이 바로 채워져서, 서비스 행사를 많이 해서도 아닌 바로 '인사' 때문이다.


인사가  그리 대단하냐 생각할  있지만,

그건 단발적일 경우의 이야기다.

배려와 진심으로 가득 찬, 거기에 꾸준함까지 곁들인 인사를 주고받곤 한다.

그렇다고 인사가 거창하거나 특별할까?

아니다. 인사는 이러하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길 바라요'

지극히 평범하다. 사람들을 마주하는 서비스 지점을 방문하면 종종 느낄 수 있는 인사다.

그런데 그 어투에 진심이 묻어 나온다. 진심으로 누군가의 하루를 응원해주는 듯싶다.

추운 날 손님들의 냉랭한 기운을 높지도, 낮지도 않은 억양의 온기로 정성껏 맞이해준다.

그 온기에 나는 몸을 싣는다. 화답한다. 더 따스한 말투로.


여기서 잠시 편의점의 이미지를 생각해보자.

당장 생각나는 건 '시간을 잠시 할애하는 곳, 편의를 위해 반짝 방문하는 곳, 배꼽시계가 울려 방문하는 곳, 지나가다 쉽게 볼 수 있는 곳, 급할 때 찾게 되는 곳' 등이다.

편의점의 가장 큰 목적은 편리하게 제품을 살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

하지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편리'이다.

편의적인 제품 측면만 강조한 편의점들이 많다. 제품만 사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무미건조한 카드의 건넴 뿐이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냉소하게 반응한다. 즐거운 스마트폰 놀이 중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편의점이 제품적 편의성만 제공한다면 편의점이 아니다.

내가 편하게  수도 있다는 , 도리어 편하게 손님을 맞이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린다.


편하게 들를  있는 공간에 제품이 더해질 .

그것이 진짜 편의점 아닐까?

그리고  공간을 만드는  시작,

그것이 바로 인사다.


유병욱 작가님의 '평소의 발견'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사소한 것이 결정적인 것을 말해준다.
-평소의 발견 79p-


사소한 것을 잊고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되돌아보게 된다.

평범한 것이 특별하다 불리는 시대다. 코로나가 빼앗아간 사람들의 포근함, 서비스 방식의 변화.

 속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인사다. 면대면 서비스의 인사가 말이라면, 비대면 서비스의 인사는 글이다. 우리는  말과 글을 지켜가며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삭막해진 세상인사마저 없어지는 추세다.

인사에 인색해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소하고 평범한 것에서 의미를 발견해  ,

변화가 일어난다. 따뜻함을 얻는다.


올해 초 막을 내린 '싱어게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MC 이승기는 이렇게 말한다.

'성실함이 무기가 될 수 있는 시대예요.'

마찬가지다. 성실한 인사가 누군가에겐 특별함을 선사할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나도 인사에 인색해하지 않는다. 버스던, 택시던, 마트 계산대이건, 식당이던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말이다. 인사는 그저 습관이 아니다. 인사는 그 사람과 마주하겠다는 약속이자 다짐이고 교감이다.


이젠  점장님과 반가움이 싹텄다.

우린 서로 인사를 건넨다.

물건 하나를 구입하고 나왔는데, 따뜻함 하나를 더 얻은 느낌이다.


하나를 샀지만, 나올   개가 되어 있었다.

아름다운 소비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스타벅스 신사역점에서 신사를 보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