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룡, 주윤발, 장국영, 유덕화, 이연걸.주성치,왕조현.장만옥, 임청하. 아고 끝이 없다 끝이 없어.
그 시절 내 또래였다면 아마 좋아하는 홍콩 배우 한 명쯤은 다 있었을걸.
혹시 장국영이빗속에서애절하게 울부짖던 한국 초콜릿 광고 기억나?(지금은 하늘의 별이 되어 얼마나 안타까운지ㅜㅜ) 그때 장국영 인기가 얼마나 좋았는지 남녀 불문하고 짧은 머리라면 이 분 머리 스타일 안해 본 사람 또한 없었을걸.
그래 맞아. 나야 나. 내가 그 사람이에요~
평소엔 5:5 주말엔 2:8 우울할 땐 3:7
가르마를 바꿔가며 최대한 높이 세우고 멋스러운 웨이브로 간지를 줬지. 근데 이머리 스타일을 고수하는 나에겐 최대 불만이자 가장 큰 고민이 있었지. 그건 바로 좁디좁고 잔털 많은 내 이마로는 장국영 삘, 반도 못 따라간다는 거였어. 흑흑.
여고 2, 어느 날이었지.
무진장 졸렸어. 수업 시간 내내 밀려오는 졸음을 억지로 참다가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냅다 엎드렸어. 바로 잠든 것 같아.
깔깔거리는 주위 친구들 소리에 잠이 덜 깬 상태로 엎드려 듣고 있는데 아니 글쎄.
"야야 진짜야. 내가 잡지에서 봤다니까. 잔털 밀고 양파로 문지르면 말끔해지고 그 자리엔 털도 안 난댔어."
"겁나 쓰라릴 것 같은데 나도 다리나 밀어볼까?" 낄낄거리는 수다 사이로
'뭐? 그 농담 사실이야?' 당장이라도 되묻고 싶었지만 순간 든 내 계획이 들통날까 계속 자는 척했지.
집에 오자마자 욕실로 달려가 아빠의 일회용 면도기를 찾았어. 그리고 거울을 보며 앞머리를 올렸지. 아 좁다 좁아. 1평은 밀어야 할 것 같았어. 이쪽만 더, 저쪽만 더. 하다 보니 생각보다 땅이 넓어졌네. 에라 모르겠다. 집에 누가 오기 전에 얼른 양파를 찾았지. 예쁜 놈으로 골라 껍질을 까고 반을 잘랐어. 그리고 이마에 살포시 올렸지.
"아~~~ 악."
꼭 불에 덴 것 같아. 아니 3도 화상을 과산화수소로 소독하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완벽한 결과를 위해 꼼꼼하게 문질렀지. 매운 양파 때문인지 쓰라린 아픔 때문인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지. 자면서 움직일 때마다 양파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그 밤, 난 행복한 꿈을 꾼 것 같아.
다음날 넓어진 이마에 5:5 가르마를 하고 활기차게 등교했어.교실 뒷문을 열고 어제 그 수다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