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조회시간은 담임의 대대적인 두발 복장 검사시간이야. 그러니 그날만큼은 절대 조심해야 하지 않겠니? 장국영 머리가 깻잎 머리가 되더라도 말이야. 담임한테 걸렸다 하면 교무실로 불려 가 30분 잔소리는 물론이고 말대답 잘못했다간 엄마 모셔오란 소리를 들어야 했으니까(촌지를 꽤나 밝히셨다는...ㅜㅜ)
영어 샘답게 담임은 영어를 섞어 말씀하셨지.
You! 멋 내지 말랬지!
You! 무스 바르지 말랬지!
You! 화장하지 말랬지!
담임이 제일 많이 하는 레퍼토리야.
자, 드디어 숨 막히는 시간이됐어.
담임이 1 분단부터 아이들을 스캔하고 있네.
오~~ 호 오늘은 무사히 무사히 잘 들 넘어가고 있어.
어? 어! 담임이 내 앞으로 가까이 더 가까이 오고 계셔.
난 아무 잘못 없다는 듯 고개 들어 샘의 눈을 똑똑히
쳐다봤어. 내 책상 앞에서 멈춘 걸음. 누런 교편이 내 머리를 향한 뒤 이어지는 담임의 목소리.
"You! 멋 내지 말랬지!"
언니 옷을 몰래 입고 오긴 했지만 멋 낸 건 아니었어.
"멋 낸 거 아닌데요."
내 말대답이 언짢았는지 담임은 이경규 아찌가 무색할 만큼 띠~~ 용 왕방울개인기를 보이시더니
"You! 스프레이 뿌리지 말랬잖아!"
이번엔 정말 억울했어. 다른 날도 아닌 월요일에 내가 미쳤냐고. 그리고 사실 뿌릴 필요도 없었단 말이야. 무슨 소리냐고? 아이참. 읽어봐 곧 알게 될 거야.
"저 암 껏도 안 뿌렸어요. 정말이에요."
"You! 이리 와봐."
앞 머리를 잘근잘근 만져보던 담임이 딱딱한 인조감 하나 없는 자연스러운 내 머릿결에 흠칫 놀라신눈치야.
"You! 앞머리 올려봐."
큭큭 대던 주위 친구들이 일제히 웃음을 멈췄지.
나도 침을 꼴깍 삼키고 긴장된 표정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앞머리를 올렸어.
"You! 너 너 이마가 그게 뭐야!"
"잔머린 데요."
무슨 말이냐고? 어떻게 된 거냐고?
글쎄 그게 말이야.
내 광활한 이마엔 전 보다 굵고 빳빳한 새순이 자라고 있었던 거야. 스프레이가 없어도 높이 장국영만큼 아주 높이 내 머리를 세워주고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