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드라마> - 시작은 일방통행, 그 끝은……?
늘 세 사람이 함께였다.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둘이서만 있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 '둘이서만 보고 싶다'는 그 말을 밖으로 낼 수 없는 스스로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꼭 말하리라. 마음 속으로 수십 번씩 연습했다. 솔직한 내 감정을 말하면 반드시 알아줄 거라, 그렇게 생각하며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내 상상 속에서, 고백은 언제나 해피엔딩이었고 새로운 행복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현실은 마음 같지 않은 법. 둘이서만 만나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유도 가지각색. 몇 번을 반복하다보니, 과거의 일들이 차츰 떠오른다. 관심 없다는 표현을 눈치채지 못해 끈덕지게 달라붙었던 미련한 기억들.
그나마 만날 수 있는 건 셋이 모여 술 한 잔 기울일 때. 하지만 그럴 때도 도무지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함께 모인 자리라도 둘만 남게 되는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S가 화장실에 가거나 담배를 피우고 오겠다며 나가는 시간.
하지만 그럴 때 입을 열어보려는 시도는 늘 초장부터 콱 막히고 말았다. 괜스레 흐르는 어색한 공기. 그녀와 나는 그저, 서로 술잔이나 채워줄 따름이었다.
사실, 알고 있었다. 아니, 바보가 아닌 이상 그의 행동에 짙은 호감이 묻어 있다는 건 모를 수가 없다. 그는 나름대로 숨긴다고 숨기는 것 같은 모양새지만…… 서툴어도 너무 서툴다.
사실 그 밤도 그랬다. 혼자 갈 수 있다는데 부득이 집까지 같이 가 주겠다며 택시에 함께 몸을 실었다. 나는 그가 살고 있는 동네가 어딘지 안다. 정반대 방향. 그것도 끝에서 끝. 괜찮다는 말에도 기어이 집 앞까지 함께 와 버렸다.
기사 아저씨에게 금방 다시 탈 테니 잠시만 기다려달라 말하려는데, "괜찮다"며 그냥 보내고 만다. ……너 그렇게 서툴잖아, 지금. 내가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게 행동하잖아, 지금.
물론 나 역시 싫지는 않다. 그는 온화하고 편안한 사람이고, 따스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건, 친구로서의 호감. 남녀로서의 감정이라 보기엔 어색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친구부터 시작하는 연인들도 많긴 하지만…… 글쎄. 그러기에 우린 너무 오랫동안 우정으로만 지내왔던 건 아닐까.
집 바로 앞까지 데려다주고 돌아서는 그에게 손을 흔들어준다. 아닌 것 같아, 아직은.
너무 이기적인 건 아닐까? 나 요즘 그런 생각이 종종 들어. 네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걸지도 모르지. 있잖아, 난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은 사람이 아닐지도 몰라. 네가 보는 모습은…… 지극히 일부일 뿐이니까.
사실 그래도 좋아. 너와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즐겁고,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계속 만날 수 있는 거야. 그러다 보면 네 숨겨진 모습이 어떻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니까. 이 마음만큼은 너랑 나, 다르지 않을 거라고 믿어. 그 동안 늘 가까운 곳에 있어줘서, 고마워 정말.
지금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해도 괜찮아. 이렇게 좀 더 시간이 지나다 보면, 언제가 됐건 우리 사이에도 답을 얻을 수 있겠지. 그 답이 꼭, 내가 지금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그것이었으면 좋겠어. 잘 자.
https://www.youtube.com/watch?v=GmTnKBGms3Y
난 아주 오래 전부터 널 바라보고 있는데
내 맘을 왜 몰라주니
날 그저 편한 친구로 생각하는 너였기에
가까이 갈 수가 없어
날 어떻게 생각하냐고
모른척 물어보고 싶지만
그러면 내가 부담스러워
혹시 멀어질까 두려웠지
불 꺼진 창가에 서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오늘도 어제처럼 돌아왔지만
내일의 행복을 위해 사랑을 아껴둔 거야
너의 곁엔 항상 내가 있어 Love you
언제나 네 앞에 서면 떨리는 가슴 속으로
사랑을 숨겨야 했지
늘 어색한 우정 때문에
혼자만의 고민으로 애태웠지만
이제는 모두 말하고 싶어
너를 사랑하고 있었다고
맘에도 없는 우정을 자꾸만 강요하지마
난 지금 우정보다 사랑을 원해
바보야 왜 넌 내 맘을 그렇게 모르는 거야
내 안의 사랑은 바로 너란 걸
어려운 선택이지만 연인처럼 내게로 다가와
힘들었던 만큼 너를 위해 난 노력할 테니
조금씩 천천히 내게로 다가와
불 꺼진 창가에 서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오늘도 어제처럼 돌아왔지만
바보야 왜 넌 내 맘을 그렇게 모르는 거야
내 사랑은 바로 너 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