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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로 Aug 04. 2020

선택 : 얻는 것, 그리고 잃는 것

또 한 번, 전환점이 될지도 모를 기로

살면서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왔을까.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해야 할까.


모든 삶에는 매번 선택의 순간이 온다.

아니, 일상에서 흔히 행하는 선택들을 포함한다면,

누군가의 말대로 삶 자체가 선택의 연속인 것일지도.


선택을 앞두게 되면,

마음속에는 천칭이 자리를 잡는다.

얻는 것, 그리고 잃는 것.

양쪽 모두에, 만만치 않은 무게의 덩어리들이 놓인다.

각각의 선택을 했을 때 얻는 것은 무엇인가.

또 잃는 것은 무엇인가.


보통은 얻는 것이 더 무거운 선택을 한다.

잃는 것이 더 무거운 쪽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의 수는...

지극히 제한적일 테니까.


그렇다 해도 고민은 길다. 짧아지기가 어렵다.

대부분 합리성을 넘어선 가치관의 문제이기에.

많은 것을 바꿔놓을 수 있는, 묵직함이 느껴지기에.



며칠 전, 눈앞에 불쑥 나타난 천칭 하나가 있다.

양팔에는 수십 개의 작은 무게추들이 올려져 있다.

한두 개, 많아야 대여섯 개만 담겨있던 여느 때와 달리.


분명 얻는 것이 많다.

기울기 역시 분명 얻는 것 쪽을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 왠지 반대편에 눈길이 간다.

저쪽에 무게를 보태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언뜻 보기에도 조그마한 추가 이리도 많아 보이는 건 왜일까.

나는 지금 무언가에 의해 속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나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인가?


마음은 이미 결정했다 말하지만,

어떤 결론이든 달게 받아들이겠다 말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개운하지가 않다.


'좋아하는 시' 하면 떠올리던 제목을 곱씹는다.

언젠가 찾아올 훗날,

분명 나는 오늘의 선택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그날의 이야기에는 즐거움과 한숨,

둘 중 어느 쪽의 농도가 더 진할까.


약간의 기대감, 그리고 그보다 조금 더 큰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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