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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로 Jan 11. 2022

다시, 씁니다

고민하는 시간 대신 채워 넣는 시간으로.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대체 어느 정도나 됐을까요.

가장 최근에 쓴 글의 발행일을 살펴봅니다.

거의 1년이네요.


'쓰지 못했다.' '쓸 수 없었다.'

쉬운 핑계고, 그럴듯한 변명입니다.

분명 무엇이든 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죠.

불능이 아닌 선택이었으니, '쓰지 않았다.'가 맞습니다.


겁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그간 나름대로 쌓아왔던 것들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래도 악착같이(?) 안 썼습니다.

마음처럼 써지지 않는 것을 억지로 붙잡고 있어 봐야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떨쳐내지 못했었죠.


이제 다시, 쓰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방황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마음처럼 써지지 않는 것들,

그래서 오랫동안 서랍 속에 묵혀두었던 글들을 어찌해야 할지를 정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배워왔던 것들, 굳게 믿고 행해왔던 것들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져보려 합니다.


무뎌진 것이 아니라 원래 무딘 상태였다는 생각.

부족한 것이 아니라 원래 덜 채워져 있었다는 생각.

어쩌면 애당초 무디거나 부족함을 탓할 단계조차 다다르지 못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무엇을 쓸 것인지,

무엇으로부터 시작할 것인지,

무엇을 향해 갈 것인지,

무엇으로 점을 찍을 것인지.


하나하나 고민하는 시간 대신,

하나라도 더 채워 넣으려 합니다.


자잘이 채워 넣은 생각들이 모여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줄까 하는 작은 기대와 함께.

비로소 무뎌짐과 부족함을 걱정할 수 있는 단계로 이끌어주지 않을까 하는 작지 않은 바람과 함께.


다시 씁니다.


[참조] 글, 왜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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