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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로 May 23. 2022

'일 잘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기왕이면.

누구든지 '일 잘하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아무렴, 못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게 나으니까요.


스스로도 기왕이면 일 못하는 사람이기보다는 잘하는 사람이길 원할 겁니다.

(아, 물론 일 안 하고 사는 게 짱이긴 하지만 그건 귀금속 계열 수저를 물고 태어났거나 천상계급 운을 타고나그나마 비벼볼 수 있는 케이스일단 예외로 하겠습니다.)


물론 일 잘할수록 더 피곤해지기 쉬운 곳도 있긴 합니다 (위 이미지는 본 설명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여기서 의문을 가져봅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일 잘하는 것'이란 대체 뭘까요?

무엇을 두고 일 잘하는 것이라 하는 걸까요?


이 까다로운 문제에 나름의 답을 던지기 위한 핵심은 두 가지 단어입니다.

첫째. '일'이라는 명사.

둘째. '잘'이라는 (아마도) 형용사.


'일'이야 비교적 이해하기 쉽습니다.

딱히 뭐라 정의하자니 좀 난감하긴 하지만,

다들 대충 뭔지는 알지 않나요?

자, 이럴 때는 문명의 이기(=사전)를 빌리면 됩니다.

국어사전만 검색해봐도 수많은 뜻풀이가 나오죠.

여러 의미들 중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일'에 가장 가까운 의미는 아마...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

음, 대체로 필요한 내용은 다 들어가 있네요.

그래도 쪼~끔 루즈해보이니 정리를 좀 하자면...

"어떤 목적이나 의도를 가진 신체적, 정신적 활동" 정도로 줄여볼 수 있겠습니다.


네, 사실 '일'의 정의야 어찌 됐든 좋습니다.

그냥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해 몇 줄 적었을 뿐이죠.

정말 중요한 개념은 바로 '잘'입니다.


 단어가 참 고약한 이유, 그건 매우 주관적이라는 겁니다.

이건 사전으로도 답이 안 나옵니다.

아, 말이 좀 이상하군요.

사전이니까 답 나올리는 없지만, 문제는 이 녀석이 사람 따라 상황 따라 다른 뜻을 가진다는 데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꼽아보자면... 만족스러움, 감탄스러움, 효율적, 효과적 정도가 있겠네요.

그뿐인가요. 명료한 것, 이해가 쉽게 되는 것, 다시 살필 필요가 없는 것, 시원시원한 것......

대충 봐도 뭔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뜻들이 고작 '잘'이라는 글자에 담겨 있습니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기준이 다르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미칠 노릇이죠.


그래서 어렵습니다.

주관적이기 때문에 부연설명이 길어지고,

길어지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하기 힘듭니다.

결과적으로 '일 잘하는 것'이 뭔지도 모호해집니다.

누구나 일 잘하는 사람을 선호하면서도, 그 일 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가르치기도, 배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결국 일머리, 혹은 비스무레한 다른 이름표를 달고서,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능력'의 하나가 됩니다.

희소성이 생기는 거죠.


보석같은 사람 ^^

솔직히, 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에서 일을 잘하면 피해자가 되기 쉽습니다.

프리랜서나 사업가라면 모르겠지만, 보통 직장에서는 일을 잘하면 더 많은 일이 주어지곤 하니까요.

그래서 세상 곳곳에 숨어있는 직장의 신(?)들은 본래 능력보다 몇 템포 늦춰가며 일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쉬엄쉬엄 일하고 있는 걸 다른 사람이 눈치채고 있다면 직장의 신은 탈락(?)입니다.)


슬프지만 일 잘하는 사람에게 일 못하는 사람의 몫까지 떠 안겨 버리고 나 몰라라 하는 불건전한 조직이  많은 탓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일 잘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가능한 한 주도적인 삶을 살기를 원하기 때문이고,

그러려면 보다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선택권이란 못하는 이보다 잘하는 이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걸 경험하며 살아온 탓입니다.


평범한 직장인 주제에 일 잘하는 놈이 되려 발버둥 치는 덕분에 언제나 은 피곤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그럭저럭 견딜만한 수준인지라 그 피곤함을 때려잡아가며 차근차근 희망 한 조각씩을 쌓아갑니다.

이런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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