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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백 중 일

[그데담 027] 어떤 위로의 방식, 두 번째

by 이한얼

[6/7]





“뭐 봐요?”


“당신 글.”


“그런 건 나 없을 때 봐요. 창피하게 옆에서 보고 그래.”


“도령이 쓴 글을 읽고 있다 보면, ‘아, 남자는 이렇구나’라고 많이 알게 돼요.”


“음, 보통 남자가 다 그러진 않을 텐데.”


“당연히 그렇겠죠. 그래도 내게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글 같아요.”


“더할 수 없는 찬사네요. 고마워요.”


“도령.”


“네.”


“…….”


“…….”


“내가 앞으로도 이런 글을 계속 보기 위해서라도, 도령은 죽지 않고, 꺾이지 않고, 무너져도 다시 일어나서 계속 글을 쓰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


“그래줄래요?”


“그 역시 나를 위한다는 그 어떤 위로보다 큰 위로네요. 고마워요. 그러도록 노력할게요.”


“노력 말고. 그래줘요. 나 앞으로도 도령 글 계속 볼 수 있게 해줘요.


…….”


“이런 사람이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덧없이 스러진다는 건, 나 너무 슬플 것 같아. 지금은 안 되더라도, 나중에라도 꼭 그래줘요.”


“네. 그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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