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날씨도 꽤 낭만적이지요
자전거는 사시사철 아무 때나 타도 된다지만, 타기 좋은 날은 정해져 있지요.
꽃이 여기저기 흐트러 지게 피어서 속절없이 꽃길을 달릴 때가 그렇고,
아직 뜨겁진 않지만 초록의 기운이 막 올라와서 싱그러운 길을 달릴 때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제 너무 차가워지기 전 갈대잎의 응원 손짓을 받으며 낙엽길을 통과할 때가 마지막이지요.
나머지는 너무 뜨거워서 땀을 쏟아 내거나, 너무 차가워서 눈물이 흐르거든요.
자전거라는 게 타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타는 걸 볼 때는 꽤 낭만적이지요.
따뜻한 날도 아무것도 아닌데 어쩌다 포근한 날에는 꽤 낭만적으로 느낍니다.
오늘은 포근한게 '자전거를 타고 일상을 벋어나기로 하면 꽤 낭만 적이겠는걸!'하고 창밖을 바라봅니다.
자전거는 묶여 있지만 마음의 바퀴는 낭만을 향해 힘껏 달리지요. 낭만의 둥그런 바퀴는 창안에 가둘 수도 자전거처럼 묶을 수도 없으니까요.